백척간두 한국축구, 차두리 논란은 좀…

입력 2017-07-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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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차두리 코치. 스포츠동아DB

떠났던 차코치 대표팀 재합류 곱잖은 시선
월드컵본선행 위해 코칭스태프 힘 실어줘야


4개월여 만에 축구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다시 합류한 차두리(37) 코치의 행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은 12일 자신을 보좌할 코치진 구성을 마쳤다. 4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중책을 맡은지 8일만이다. 전경준(44) 코치, 김남일(40) 코치, 김해운(44) 골키퍼 코치, 이재홍(34) 피지컬 코치와 함께 차 코치도 이름을 올렸다.

논란의 원인은 차 코치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 밑에서 일하다 개인적 이유로 대표팀을 떠났던 전력 때문이다. 차 코치는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전력분석관을 맡았다. A급 지도자 자격이 없어 명목상 전력분석관이었을 뿐, 실제로는 코치 역할이었다. 그러다 올 3월 중국과 시리아를 상대로 한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연전을 마친 뒤 돌연 물러났다. 표면적으로는 지도자 자격증 획득이 이유였지만, 슈틸리케 전 감독의 지도방식 등에 대한 이견 때문이란 해석도 나왔다. 5월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 이번에는 정식 코치로 합류했다.

차 코치의 ‘신태용호’ 합류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 이들은 주로 “대표팀 코치가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고, 맡고 싶으면 맡는 자리인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신 감독은 “일주일간 내가 전화하고 쫓아다니며 설득했다. 처음에는 강력하게 못 하겠다고 하다가 일주일 만에 내 뜻을 받아줬다”며 “어렵게 결정해줘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2경기(8월 31일 이란전·9월 5일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를 위해 차 코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감독으로서 앞장서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차 코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개인적 이유로 떠났다가 돌아온 차 코치의 처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순 있다. 그러나 그 같은 행보를 따지고 논란을 키우기에는 한국축구의 현 상황이 그야말로 누란지계다. 차 코치에 대한 논란을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일단은 현 코칭스태프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분명 일리가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13일 “한국축구는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위기 상황”이라며 “신 감독의 선택과 차 코치의 용단에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결과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대한축구협회와 신 감독의 몫이겠지만, 우선은 믿고 응원할 때라는 얘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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