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영화 ‘도망친 여자’가 9월 17일로 국내 개봉을 앞두고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간다. 홍상수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 7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며, 김민희 외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30초 분량으로 제작되었다. 영상은 싱그럽고 푸른 풀잎들로 둘러싸인 빌라 앞 “또 올게요”라며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감희’(김민희)와 그녀의 선배(송선미)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감희’는 우산을 쓰고 계단을 내려와 비 오는 고즈넉한 북촌 거리를 걸어간다. 한적한 정취를 풍기며 자리 잡은 거리, 그곳에서 발걸음을 옮기는 ‘감희’의 뒷모습과 경쾌한 배경음악은 영화 속 ‘감희’가 마주할 세 장소, 세 친구와의 만남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홍상수 감독만의 독창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이번 티저 예고편 공개로 영화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망친 여자’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직후 “관객들은 서서히 커튼을 들추고 그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적 삶의 세계를 훔쳐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홍상수 영화의 비밀스러운 힘”(The Hollywood Reporter), “홍상수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란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사랑스럽게 작고, 그러면서 작은 즐거움을 안겨주는 ‘도망친 여자’는 그 미래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Variety) 등 외신의 호평을 얻었다.
또한, “‘도망친 여자’는 중심에 구멍을 낸 뒤 사건의 뒤안길에서 일렁이는 마음의 그림자를 물끄러미 들여다본다.”(이동진 영화평론가), “홍상수는 서사의 진폭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그의 어떤 다른 영화에서보다 구성을 단순화하며, 피사체들의 즉물성을 극대화한다.”(허문영 영화평론가), “최소한의 요소들과 담백한 리듬으로 호흡하면서도 그 안에 잠재된 수많은 기이한 물음들로 무형의 영화적 활기를 지속해서 발생시키는 세계다.”(남다은 영화평론가), “주인공 ‘감희’(김민희)는 기이한 홍상수 영화의 주인공들 중에서도 가장 기이한 쪽에 서 있다. ‘도망친 여자’는 간명하면서도, 단단하고, 숭고한 영화다.”(정한석 영화평론가) 등 국내 영화평론가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올가을 홍상수 감독이 선보이는 24번째 작품 ‘도망친 여자’는 9월 17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