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도 황금 내야’ WBC 대표팀, 관건은 공격 아닌 구장 적응

입력 2023-03-06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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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왼쪽), 김하성. 스포츠동아DB

KBO리그와 메이저리그(ML)의 포지션별 최정상급 선수로 꾸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의 내야진이 ‘플랜B’로 가동돼도 탄탄한 전력을 과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 이번 대회 첫 공식 평가전에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3루수, 오지환(LG 트윈스)을 유격수,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2루수로 기용했다.
당초 대표팀 전력 중에선 김하성-에드먼이 이룰 키스톤콤비가 큰 기대를 모았다. 이들 2명은 ML에서 최정상급 수비로 두각을 드러냈다. 에드먼은 2021년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2루수)를 차지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NL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들었다.
이날 대표팀 내야에는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이번 대표팀의 유일한 전문 3루수인 최정(SSG 랜더스)이 최근 합동훈련지 미국에서 귀국하던 도중 항공편의 기체 결함과 일정 장기화로 떨어진 컨디션을 완벽히 되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당초 황재균(KT 위즈), 허경민(두산 베어스) 등의 합류 불발로 대표팀 3루수로 최정만을 발탁했지만, 3루수로도 뛰어난 김하성과 지난해 골든글러브 유격수 오지환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에 따라 오릭스전에선 최정 대신 김하성을 선발 3루수로 내세우는 동시에 오지환에게 유격수를 맡겼다.
대표팀에서 최정의 존재는 크다. 최정은 통산 429홈런을 친 KBO리그의 간판 거포이자, 대표팀의 귀한 오른손타자다. 최정이 공·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
다만 오지환의 공격력도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25홈런-20도루를 달성한 오지환의 wRC+(조정득점생산·스포츠투아이 기준)는 138.2로 전체 유격수들 중 1위였다. 최근 출장한 국제대회인 2020도쿄올림픽에선 OPS(출루율+장타율·7경기)가 0.923에 달했는데, 오지환은 이날 평가전에서도 오릭스 구로키 유타에게 2루타를 빼앗는 등 기대감을 키웠다.
대표팀 내야수들에게는 도리어 수비가 관건일지 모른다. 익숙하지 않은 일본 구장의 흙과 잔디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게 필수다. 이날 오릭스전에서 나온 오지환, 김하성의 실책 장면을 큰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대표팀의 1차 목표인 미국 라운드(준결승·결승) 진출이 걸린 경기는 6일과 7일(한신 타이거즈전) 평가전이 아닌 본선 1라운드(B조) 4경기와 8강전이다. 8일 도쿄돔 첫 훈련까지 적응기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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