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망한 외야수에서 투수로 과감히 전향한 롯데 박영완이 1군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안아주고 싶더라고요.” 유망주 외야수에서 투수로 과감히 방향을 튼 박영완(23)이 나균안(25)을 잇는 롯데 자이언츠의 성공적 투수 전향 사례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박영완은 1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5-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첫 1군 등판을 무사히 마쳤다. 가용 불펜 자원이 많은 롯데는 14일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뒤 퓨처스(2군)팀에서 투구감각을 이어갈 수 있게 조치했다. 박영완은 “어제(13일)부로 더욱 구체적이고, 더욱 큰 목표가 생겼다”며 “다음에는 1군에 계속 머물러 사직구장에서 인터뷰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영완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48순위) 지명을 받은 외야 기대주였다. 입단 첫해 퓨처스리그 16경기에서 타율 0.361(36타수 13안타)로 잠재력을 드러냈지만,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본 구단의 뜻에 따라 2020년 전향을 결심했다. 안정적 제구로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잘 구사한다는 호평도 뒤따랐다. 병역의무를 마친 뒤 올 시즌에는 퓨처스리그 7경기에 구원등판해 1승1홀드, 평균자책점(ERA) 2.57을 기록했다.
박영완의 첫 1군 등판은 본인뿐 아니라 주위 모든 이에게도 감개무량한 순간이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나)균안이 형이 말없이 꼭 안아주더라. 형도 투수로 전향해 힘든 과정을 다 겪지 않았나. 마치 형도 내 마음을 아는 듯했다. 형이 날 안아주는 순간, 그래서 더 울컥했다”고 밝혔다. 나균안은 “(박)영완이가 창원 후배라서 늘 마음이 갔는데, 잘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니 말없이 꼭 안아주고 싶더라”며 웃었다.

롯데 박영완.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여러 가능성을 엿보인 투수 데뷔전이었다. 평균 시속 140㎞대 초반에 그치던 투심패스트볼이 이날은 146㎞까지 찍혔고, 긴장한 탓에 첫 타자 장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에는 낮게 잘 제구된 투심패스트볼로 후속타자 홍현빈을 병살타로 유도했다. 박영완의 1군 첫 등판을 함께한 포수 유강남은 “당돌했다(웃음). 고개를 몇 번 흔들기에 ‘오케이, 인정하겠다. 그렇다면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고 했더니 자기 공이 나오더라. 솔직히 앞으로 더 기대가 되는 투수다”고 치켜세웠다.
이제 시작이다. 박영완은 “등판을 마치고 난 뒤 부모님이 연락을 주셨다. 엄청 우셨다. ‘고생은 아들이 했는데, 우리가 축하를 받아도 되겠느냐’고 말씀하시니, 나도 많이 울컥했다”며 “내게는 잊지 못할 좋은 하루였지만, 부모님을 떠올리니 한편으로는 참 먹먹했다. 부모님은 내가 야구를 잘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고 말했다.
그런 박영완에게 배영수 롯데 투수코치는 “이제 시작인데 벌써 인터뷰를 하느냐”고 농담하더니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 그렇지?”라고 격려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박영완이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성공적 결과로 우리에게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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