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윤영철.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그 같은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윤영철은 2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8.2이닝 무실점 호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당당히 팀의 5선발로 낙점됐다.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해 인정받은 결과라 의미가 컸다. 한 해설위원은 KIA 선발진을 분석하며 “윤영철이 버티는 5선발 자리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윤영철이 갓 고교를 졸업한 순수 신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후한 평가였다.
데뷔 이전부터 받은 많은 관심은 신인에게 분명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윤영철은 달랐다. “부담은 전혀 없다. 오히려 재미있다”며 상황을 즐겼다. 남다른 멘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종국 KIA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윤영철에게 휴식을 줄 계획을 전하다가 “(윤영철이) 그런 부분에 흔들릴 멘탈은 아닌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이어 “기대치를 충족하고 있다. 무난히 적응해서 잘 던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 시즌 5번째 선발등판에 나선 윤영철은 또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5.1이닝 4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최다이닝(종전 5이닝)과 투구수(92개·종전 91개)를 경신하며 시즌 평균자책점도 3.49(종전 4.30)로 확 낮췄다.

KIA 윤영철.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이날 윤영철의 직구 최고구속은 141㎞로 그리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상대 타자의 유형에 구애받지 않고 승부가 가능했다. 1회와 3회 1사 1·2루 위기에서 호세 피렐라~구자욱~강민호의 삼성 중심타선과 맞붙어 이겨낸 장면이 백미였다. 6회 1사 후 전상현에게 배턴을 넘긴 그는 환하게 웃으며 덕아웃으로 향했고, 원정팬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KIA 타선도 3회 2사 후에만 3연속타자 적시타를 터트리는 등 대거 4점을 뽑아주며 윤영철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후에도 5회 터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솔로홈런(시즌 4호) 등으로 3점을 더 보탠 덕분에 삼성의 막판 맹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9회말 1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2년차 최지민은 전날(16일) 데뷔 첫 승에 이어 이날은 첫 세이브까지 챙겼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