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2차전 17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방신실. 사진제공 | KLPGA
방신실은 18일 강원 춘천시에 있는 라데나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8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채은2를 2&1(1홀 남기고 2홀 차)로 꺾었다. 하루 전 ‘디펜딩 챔피언’ 홍정민을 마지막 18번(파5) 홀 버디로 1홀 차로 따돌리고 ‘슈퍼루키’의 힘을 보여준 방신실은 2승으로 8조 1위로 올라섰다. 홍정민은 서연정을 5&3으로 따돌리고 1승1패를 마크했다.
10번(파4) 홀에서 출발한 방신실은 15번(파4) 홀까지 이채은과 한 홀씩 주고받아 타이를 이뤘지만 16번(파3) 홀 버디를 시작으로 이후 단 한 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4번(파4) 홀에선 샷 이글을 앞세워 3홀 차로 앞서가는 등 안정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지난주 끝난 HN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공동 3위를 차지하는 등 방신실은 올 시즌 참가한 3개 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 경쟁을 펼치며 톱5에 이름을 올린 ‘무서운 신인’. 국가대표 주장 출신으로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시원시원한 장타를 자랑하는 방신실은 지난해 시드전에서 40위에 그쳐 올 시즌 부분 시드를 갖고 정규투어와 2부(드림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참가 대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신인왕 경쟁 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우승을 차지해야만 안정적으로 투어를 뛸 수 있다. 다른 선수보다 우승에 대한 갈증이 커 홍정민을 따돌린 뒤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던 방신실은 “오늘 전체적으로 샷이 흔들려서 플레이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세이브를 잘 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4번 홀 이글 상황에 대해 “어제는 드라이버를 잡았던 홀인데, 페어웨이가 워낙 좁고 찬스를 만들기 어려워 오늘은 3번 우드로 끊어가려고 했다. 티샷이 러프로 갔는데, 130m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 샷이 그대로 들어갔다”고 설명한 뒤 “매치 플레이는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상대 선수만 신경 쓰면 돼 마음이 조금 더 편한 것 같다. 또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어 내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때 갑상샘 항진증으로 체중이 10kg 가량 줄어 고생을 하기도 했던 그는 “이제는 거의 완치가 됐다”며 “약은 계속 먹고 있지만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드림투어를 병행하는 것에 체력적인 소모가 크다”는 말로 정규투어에서 안정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64명이 출전한 이 대회는 4명씩 16개 조로 나뉘어 사흘 간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해 녹아웃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5일 동안 7경기를 치러야 해 빼어난 실력과 함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춰야 ‘매치 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