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김대우.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김대우(35)의 강점은 희소성이다. 손이 땅에 닿을 듯 말 듯한 낮은 팔각도로 투구하는 정통 언더핸드 투수로, 상대 타자들로 하여금 생소함을 느끼게 한다. 오버핸드, 스리쿼터 투수들과 달리 공이 지면에서 떠오르는 궤적을 그리기에 제구력만 뒷받침되면 상대 타자들로선 타이밍을 잡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정통 언더핸드 투수의 희소성은 김대우의 롱런 비결 중 하나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전체 67순위)의 낮은 순번으로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은 뒤 13년째 현역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그가 팀에 필요한 존재라는 뜻이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복무한 2012~2013시즌을 제외하고도 통산 324경기에 등판했다.
팀이 필요로 하면 위치를 가리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진 응급상황에서 나서는 것은 다반사였고, 필승계투조와 롱릴리프, 선발(39경기)로도 등판했다.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준비가 돼야만 가능하다. 그에 따른 고충이 적지 않았지만, 김대우는 “불규칙한 등판간격조차 내게는 기회”라고 밝혔다. 그만큼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다.
끊임없는 노력과 야구를 향한 열정은 배신하지 않았다. 올 시즌 김대우는 데뷔 후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16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ERA) 2.67로 활약 중이다. 7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선 구멍 난 5선발 자리에 투입돼 4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예기치 못한 보직 변경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21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뒤 재활과정에서 느낀 깨달음이 컸다. 그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하며 배운 점이 많았다”며 “열정도 열정이고, 그들만이 가진 에너지도 많더라. 높은 곳에 있다 보면 안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자리에 가기 위해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초반 흐름이 좋지만, 결코 만족할 수 없다. 그는 “요즘 공이 빠른 투수들이 많아졌지만, 나만의 희소성으로 이겨내고자 최대한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한다. 타이밍 싸움과 제구 향상을 위해 매 순간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으니 올해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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