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현.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3/08/24/120848269.2.jpg)
삼성 이재현. 스포츠동아DB
좋은 유격수를 키워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젊은 유격수들은 고교, 대학 시절과는 다른 타구속도와 수비 하나에 시즌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는 압박감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데뷔 2년차인 이재현이 리그 최다이닝 유격수로 올라선 것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재현은 지난해 1군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5(230타수 54안타), 7홈런, 23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유격수로는 팀 내 최다인 380.1이닝을 소화하며 7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초반에는 고교 시절과 다른 타구의 난이도에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오히려 수비보다 다소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타격에서 장타력을 뽐내며 공수겸장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팀 선배 구자욱도 “이재현은 정말 좋은 멘탈을 지녔다. 침착한 모습도 자기 실력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올 시즌에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23일까지 10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1(351타수 88안타), 10홈런, 43타점, 출루율 0.310을 올렸고, 유격수로 863이닝을 소화했다(14실책). 리그에서 유일하게 850이닝 이상 소화한 유격수다. 현역 시절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통했던 박진만 삼성 감독이 그를 믿고 내보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화려함보다 안정적인 플레이,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박 감독의 ‘유격수론’에도 부합한다. 최근에는 장타력까지 폭발하면서 활용폭이 훨씬 더 넓어졌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꾸준히 경험을 쌓으며 본인만의 노하우를 체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재현은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도 “수비할 때 한결 편해진 느낌이 든다. 꾸준히 연습한 덕분에 자신감도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