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첫 소집훈련에 앞서 새내기 양민혁을 격려하고 있다. 고양|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 새내기들이 2026북중미월드컵을 향해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민혁(18)과 황문기(28·이상 강원FC)는 새로 출항한 ‘홍명보호’의 새 얼굴들이지만, 오늘은 물론 내일까지 기대되는 재목들이다.
7월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차전을 펼친다. 이어 10일(한국시간) 무스카트에서 오만과 원정 2차전을 치른다. 11회 연속, 통산 12회 월드컵 본선을 향한 여정을 순탄하게 시작하려면 2전승이 꼭 필요하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기존 핵심 멤버들을 그대로 발탁한 홍 감독은 양민혁, 황문기, 이한범(미트윌란), 최우진(인천 유나이티드) 등 뉴 페이스 4명을 함께 호출해 대표팀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2006년생 양민혁과 1996년생 황문기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이어지고 있는 ‘강원 돌풍’의 주역들이다. 윤정환 감독의 강원은 29라운드까지 마친 결과 승점 51로 선두다. 홍 감독도 강원의 경기를 2차례 관전하며 선수들을 관찰했다.
준프로 신분으로 K리그에 데뷔한 ‘특급 윙어’ 양민혁은 팀의 29경기에 모두 출전해 8골·5도움을 뽑았다. 4~7월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휩쓸고 7월에는 ‘이달의 선수상’과 ‘이달의 골’도 수상했다. 신분이 급상승했다. 프로 계약까지 따냈고, 내년 1월 토트넘 입단도 확정한 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양민혁은 3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어린 나이에 기회를 받아 영광스럽다. 빨리 적응하겠다. 첫 훈련부터 체계적인 분위기로 진행됐다. 진지했지만 즐거웠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어리지만 주눅들지 않고 당돌히 하겠다. 스피드와 피니시 능력을 어필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에 이어 토트넘에서도 한솥밥을 먹을 손흥민과 만남도 기대했다. 그는 “영어 공부를 강조하셨다.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대표팀에 발탁된 황문기가 호랑이 엠블럼을 가리키며 도약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포르투갈 무대를 누비다 K리그2 FC안양을 거쳐 지난해 강원에 입단한 황문기는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홍 감독이 꾸준히 지켜봤다. 본래 중앙 미드필더로 뛰던 그는 측면 수비수로 변신해 빛을 발하며 ‘늦깎이 태극전사’가 됐다. 무엇보다 한국축구의 오랜 아킬레스건인 풀백 진용에 신선함을 불어넣을 수 있어 주목된다.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포지션을 바꾼 뒤 정말 많이 노력했다. 시즌 초 (윤정환) 감독님이 대표팀 승선을 언급하셨는데 막상 현실이 되니까 믿을 수 없었다”는 황문기는 “항상 지금이 중요하다. 매 훈련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뛰면 언젠가 좋은 자리(월드컵)에도 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