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맥럭셔리(맥도날드와 럭셔리의 합성어로 사치품이 햄버거처럼 흔해졌다는 뜻)’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명품이 대중화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 맥럭셔리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구찌와 디올, 루이비통이다.
이 세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는 큰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디올은 ‘나가요(강남 룸살롱 아가씨)’ 브랜드로 전락했고, 구찌는 이태원 브랜드, 그리고 루이비통은 수도권 지하철 가방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물론 넘쳐나는 가짜 제품이 한 몫을 하지만 브랜드의 오리지널 퀄리티가 떨어진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제품 출시로 진정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은 것도 있다.
디올은 한 때 엘레강스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크리스티앙 디올과 이브생 로랑, 장 프랑코 페레가 디자인을 할 때까지만 해도 디올은 파리의 최고 엘레강스 브랜드였다.
하지만 요즘 디올의 옷이나 가방은 개성이 강하고 마른 사람들만 소화할 수 있는 제품이 되어 버렸다.
존 갈리아노의 크리에이티브는 대중보다는 소수를 선택한 듯 하다.
구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때 탐 포드의 미니멀한 구찌는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는 프린트 캔버스와 조잡한 소재, 시대를 앞서가는 건지, 뒤 떨어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디자인은 구찌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루이비통은 마크 제이콥스의 영입으로 새롭게 리뉴얼되고 있지만 아트와 브랜드의 조우라는 명목으로 예술성과 창의성을 결합시켜 복잡기괴한 라인을 내고 있다.
소재의 고갈인가 아니면 새로운 리뉴얼일까. 이 세 브랜드의 공통점은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고, 너무 트렌드만 좆아 브랜드의 고유함을 잃어버린 맥럭셔리가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때 레이디 디올은 다이애나비가 즐겨 들던 가방이었지만 현재의 디올은 트러블 메이커라고 불리는 패리스 힐튼이나 린제이 로한이 즐겨 입는 브랜드가 되어 버렸다. 구찌 역시 이태리적인 오리지널리티를 버린 지 오래 됐고, 아메리칸 이태리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사치가 대중화된 맥럭셔리 시대에 발맞춰 세계적인 패션 기업들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마케팅과 판매에 열을 올리지만 오리지널리티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누구나 들고 다니는 흔한 브랜드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아르마니제이션’이라는 경제원리에 맞추어 ‘메이드 인 이태리’나 ‘메이드 인 프랑스’가 아닌 ‘메이드 인 터키. 루마니아, 차이나’로 둔갑한 수백만원 짜리 제3세계 수입 명품은 오늘도 백화점 윈도우에 당당히 디스플레이 되어 있다.
송 재 영
20살에 프라다를 들었던 30대
에르메스 워너비.
현재는 동대문으로 관심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