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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드라마국장들오늘회동…“주연급부담커드라마폐지위기”
‘연예인 회당 최고 출연료 1500만원 이상은 안돼.’
광고 급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방송사들이 드디어 연예인 출연료에 대해 칼을 들었다.
일부 인기 연예인들의 고액 출연료가 불러온 제작환경 악화에 공감한 지상파 3사 드라마국장들은 7일 오후 경기도 일산 SBS 제작센터에서 회동을 갖고 출연료 상한선에 대한 입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SBS 구본근 드라마국장은 6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드라마를 폐지할 정도로 제작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칫 경영난으로 드라마 자체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으로 출연료 상한선을 신중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논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는 (사)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관계자들을 비롯해 매니지먼트협회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여럿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연예인 출연료는 오랫동안 방송가 고질병으로 거론돼 왔다. 드라마 주인공의 경우 많게는 회당 60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 받을 정도로 급상승했다. 심지어 몇몇 대작의 주연급 특급 스타는 회당 1억원 넘게 받았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반면 드라마 제작비는 평균 1억2000만원∼1억 5000만원(편당)에 머물러 주연급 출연료를 지급하면 나머지 연기자 출연료는 커녕 현장 제작비를 충당하기도 빠듯한 실정이다.
사실 출연료 상한선에 대한 논의는 2∼3년 전부터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다. (사)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2007년 9월 기자회견을 열고 출연료에 대해 1500만원 상한선을 두자고 공개 제의한 바 있다. 하지만 드라마 편성권을 쥐고 있는 방송사와 외주제작사의 의견이 맞지 않아 이 안건은 이후 추진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지상파 3사 모두 드라마를 한 편씩 폐지하는 등 경영난이 현실로 드러나자 출연료 상한선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한편 연예인 1만3000명이 소속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 김영선 부위원장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일부 스타에 국한된 고액 출연료는 연예인이란 입장을 떠나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