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한방’의승부사,홍성지

입력 2008-1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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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바둑은 홍성지가 이겼다. 천하의 이세돌을 꺾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홍성지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어려서부터 ‘한 방’에 강했다고 입을 모은다. 에피소드 한 토막. 1997년 제18회 해태배 어린이대회 때의 일이다. 김원도장의 ‘문주’ 김원은 우승이 하고 싶었다. 당시 도장의 에이스는 박진솔이었지만 어쩐지 2% 부족하다는 느낌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개인전 우승을 포기하고 박진솔을 단체전 주장으로 내보내는 고육책을 썼다. 과연 박진솔이 이끄는 김원팀은 승승장구를 거듭해 단체전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런데 갑자기 황당한 소식이 전해져 왔다.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홍성지가 개인전에서 우승을 했다는 낭보였다. 김원도장은 이 해 해태배에서 최대 도장파벌인 권갑용·허장회도장을 누르고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었다. <실전> 흑3으로는 <해설1> A로 그냥 잡았어야 했다. <실전>처럼 그냥 흑1로 이으면 훗날 X 공배가 차게 될 경우 백에게 2로 찝는 수가 생기게 된다. 백6도 주의. <해설2> 1로 끊으면 패가 된다. 피자를 먹으며 진행된 이 바둑의 해설도 끝났다. 홍성지가 약속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 김지명 캐스터가 새로운 커피를 내리며 한 마디 했다. “내년쯤 성지가 크게 사고 한 번 칠 거요. 두고 보시오.” 이왕이면 크고 멋진 사고 한 번 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고, 필자가 특종 한 번 하면 더욱 좋겠다. <203수, 흑 불계승>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글|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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