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간 유지인, 장미희와 함께 ‘2세대 트로이카’로 불리며 톱스타로 인기를 얻었던 정윤희는 1984년 12월 9살 연상의 사업가 조 모 씨와 화촉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정윤희(사진). 197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 동안 그녀는 유지인, 장미희와 함께 문희, 남정임, 윤정희에 이은 ‘2세대 트로이카’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1984년 오늘, 정윤희가 9살 연상의 사업가 조 모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의 한 예식장에서 동료 연기자 등 2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리고 한 음식점에서 가족 및 친지들을 초대해 간단한 피로연을 열고 제주도로 달콤한 신혼여행을 떠났다. 당시 인기절정이던 톱스타 정윤희의 결혼 소식은 장안의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이후 스크린과 TV에선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결혼과 함께 은퇴를 했기 때문이다.
정윤희는 언론으로부터 “누구도 더 이상 가질 수 없을 만한 완벽한 용모와 균형”으로 “색동과도 같은 울긋불긋하고 화려한 색을 지닌 스타“(1981년 3월11일자 동아일보)라는 찬사를 들었다.
1982년 현진영화사가 서울 지역 20∼29세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는 그녀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영하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배우’ 1위에 오른 정윤희는 자신의 대표작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역시 ‘가장 좋아하는 영화’ 부문 1위에 올려놓았다. 이처럼 커다란 인기를 누렸던 그는 결혼 이후에도 꾸준히 컴백설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런 요청을 모두 고사한 정윤희는 1995년 SBS ‘깊은밤 전영호쇼’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전영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사랑의 찬가’에 부인 역으로 출연한 인연으로 전화 인터뷰를 가진 그는 당시 두 아이를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서 살아가는 행복을 담담하게 드러냈다.
이에 앞서 1990년 8월에는 당시 영화진흥공사 김동호 사장(현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옛 소련을 방문했다. 당시 한국영화주간행사에서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가 상영됐기 때문이다. “분홍빛 치마저고리에 곱게 단장한” 정윤희가 무대에 서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뛰어난 외모와 단아한 매력으로 한 시대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정윤희. 그 “곱게 단장한” 모습에서 아련한 추억이 새롭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