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두뇌 게임 서바이벌의 1인자, 정종연 PD가 ‘데블스 플랜’ 시즌2로 돌아온다.
앞서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게임’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으로 연이어 성공시킨 정종연 PD. 넷플릭스와 처음 손잡고 지난해 8월 공개한 ‘데블스 플랜’까지 글로벌 흥행에 성공, 연이어 MZ 어드벤처 추리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까지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데블스 플랜’은 다양한 직업군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시즌1은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1위, 23개국 TOP 10 리스트 진입,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3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인기에 힘입어 시즌2로 돌아온 ‘데블스 플랜’은 더욱 커진 스케일과 강력해진 두뇌 게임, 개성 강한 14인의 플레이어들의 연대와 갈등을 예고한다. 내년 하반기 공개에 앞서 정종연 PD는 지난 2일 파주에 위치한 ‘데블스 플랜’ 시즌2의 세트장을 공개하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임했다. 이하 정종연 PD와의 일문일답.
→①에서 계속
Q. ‘데블스 플랜’ 시즌2를 연출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A. 나는 판을 벌이는 사람이고 결국은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사실은 결정적인 요소인 프로그램이다.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마련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어들이 이 안에서는 다른 불편함 때문에 힘든 점은 없도록 마련하는 게 내 목표였다. 연출의 핵심 요소는 사실 세트 디테일을 설명드리면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라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Q. 시즌2의 게임은 어떻게 개발하고 설계했나.
A.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등을 하면서 PD들, 작가들과 함께 게임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다양성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서 처음으로 게임 개발을 위한 팀을 꾸렸다. ‘더 지니어스’ 오프라인 모임들이 꽤 있다. 그 친구들을 접촉해 팀을 꾸렸는데, 일요일마다 같이 회의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친구들도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크레딧을 올릴 수 있게 돼서 너무 흥분하고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는 한 절반 정도가 그 팀에서 게임 개발을 했다. 장기화의 초석을 담았다.
Q. 게임 시뮬레이션은 어느 정도 해봤나.
A. 사실 게임마다 다르고 플레이어들의 수준별로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뭔가 중요한 요소를 숨겼는데 언제 발견하는지 혹은 이 게임에 일방적인 요소가 있는지 다 테스트해 봤다. 게임마다 너무 다양하지만 보통 시뮬레이션은 최소 다섯 번은 한 것 같다. 그래도 완성이 안 되면 또 시뮬레이션을 계속해야 되는 상황인데 이것도 익숙해지면 또 익숙해지는 대로 또 잘 안 되니까 TEO(제작사)에 있는 모든 시설을 다 게임동에 있는 방처럼 활용하면서 진행했다.
Q. 게임의 난이도는 어떻게 조절했나. 플레이어들의 이해도는 어땠나.
A. 이번 시즌에는 게임 이해를 잘 못하는 플레이어는 없었던 것 같다. 엄청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맹세코 한 번도 없다. 늘 쉽게 만드는 게 목표지만 게임에 내용을 담아야 하다 보니 필수적으로 복잡성이 따라오더라.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늘 죄송한 마음이다. 이번 시즌에는 플레이어들이 잘 따라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Q. ‘데블스 플랜’ 시즌1 공개 후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글로벌 피드백 가운데 연출에 적용한 부분도 있나.
A. 해외 시청자를 특별한 고려하진 않았는데 해외 반응이 있어서 ‘좀 더 신경 쓸걸’ 싶더라. 그래도 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외국을 더 신경 쓰진 않으려고 한다. 다만 문화권에 대한 피드백은 수용하고자 한다. 더불어 해외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임과 룰은 걸러내고자 했다. 국내외 이용자들이 시청하시기에 불편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게 먹힐까?’에 대한 궁금증은 나도 너무 크지만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까. 한국 콘텐츠를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한국 콘텐츠다움’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껏 내가 해왔던 대로 할 것이지만 어쨌든 시청에는 서로 불쾌감이 없게끔 하려 한다.
Q. ‘데블스 플랜’ 시즌1이 잘 되긴 했지만 연출자로서 아쉬운 지점도 있었을 것 같다. 시즌2에서는 어느 정도 보완됐나.
A. 늘 하는 생각이지만 다음 시즌에서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스토리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유니크한 시즌이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나오지 않으려면 어떤 시스템이 되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분위기도 다르고 출연자를 선정하는 과정, 룰의 디테일까지 무조건 다른 방향이 될 수 있게끔 준비했고 다르게 나왔다.
Q. 지난해 일부 플레이어들의 공리주의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는데.
A. ‘여기에 왔으면 여기에 맞게 해야 된다’는 사람도 있고 ‘굳이 세트장 밖에서의 본인을 놓아가면서 이 게임을 해야 되나’는 사람도 있다. 극지방에서 조난당한 이야기를 보면 죽어도 사람 고기는 못 먹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것도 꽤나 인간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다. 얼마나 굶어야 입에 넣을까 싶기도 하지만 결국 다 다르다. 어떤 시청자는 ‘서바이벌 게임 출연자답지 못한 마인드’라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다. 나는 우리의 다양성의 재미를 믿고 진행하고 있고 이번 시즌 잘 나온 것 같다.
Q. 시즌1 때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플레이어 케어는 어떻게 진행됐나.
A. 상주하시는 선생님이 계셨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출연진이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상담을 받았던 적이 있고 올해도 대비를 했다. 여기서는 몸 다칠 일은 그렇게 자주 없을 것 같은데 은근히 계단 같은 데서 막 넘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다 준비는 했다.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소화 불량이나 두통 등 이런 자잘한 병도 있어서 케어해주는 닥터분이 계셨다.
Q. 2025년 하반기 공개라 이르긴 하지만 흥행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인가.
A. 예능계의 ‘오징어 게임’처럼 되면 좋겠다. 농담이고 그냥 단순하게 다음 시즌을 또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넷플릭스에서 예쁘게 봐주셔서 계속 다음 시즌 나오는 게 내 소박한 꿈이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앞서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게임’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으로 연이어 성공시킨 정종연 PD. 넷플릭스와 처음 손잡고 지난해 8월 공개한 ‘데블스 플랜’까지 글로벌 흥행에 성공, 연이어 MZ 어드벤처 추리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까지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데블스 플랜’은 다양한 직업군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시즌1은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1위, 23개국 TOP 10 리스트 진입,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3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인기에 힘입어 시즌2로 돌아온 ‘데블스 플랜’은 더욱 커진 스케일과 강력해진 두뇌 게임, 개성 강한 14인의 플레이어들의 연대와 갈등을 예고한다. 내년 하반기 공개에 앞서 정종연 PD는 지난 2일 파주에 위치한 ‘데블스 플랜’ 시즌2의 세트장을 공개하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임했다. 이하 정종연 PD와의 일문일답.
→①에서 계속
Q. ‘데블스 플랜’ 시즌2를 연출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A. 나는 판을 벌이는 사람이고 결국은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사실은 결정적인 요소인 프로그램이다.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마련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어들이 이 안에서는 다른 불편함 때문에 힘든 점은 없도록 마련하는 게 내 목표였다. 연출의 핵심 요소는 사실 세트 디테일을 설명드리면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라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Q. 시즌2의 게임은 어떻게 개발하고 설계했나.
A.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등을 하면서 PD들, 작가들과 함께 게임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다양성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서 처음으로 게임 개발을 위한 팀을 꾸렸다. ‘더 지니어스’ 오프라인 모임들이 꽤 있다. 그 친구들을 접촉해 팀을 꾸렸는데, 일요일마다 같이 회의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친구들도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크레딧을 올릴 수 있게 돼서 너무 흥분하고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는 한 절반 정도가 그 팀에서 게임 개발을 했다. 장기화의 초석을 담았다.
Q. 게임 시뮬레이션은 어느 정도 해봤나.
A. 사실 게임마다 다르고 플레이어들의 수준별로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뭔가 중요한 요소를 숨겼는데 언제 발견하는지 혹은 이 게임에 일방적인 요소가 있는지 다 테스트해 봤다. 게임마다 너무 다양하지만 보통 시뮬레이션은 최소 다섯 번은 한 것 같다. 그래도 완성이 안 되면 또 시뮬레이션을 계속해야 되는 상황인데 이것도 익숙해지면 또 익숙해지는 대로 또 잘 안 되니까 TEO(제작사)에 있는 모든 시설을 다 게임동에 있는 방처럼 활용하면서 진행했다.
Q. 게임의 난이도는 어떻게 조절했나. 플레이어들의 이해도는 어땠나.
A. 이번 시즌에는 게임 이해를 잘 못하는 플레이어는 없었던 것 같다. 엄청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맹세코 한 번도 없다. 늘 쉽게 만드는 게 목표지만 게임에 내용을 담아야 하다 보니 필수적으로 복잡성이 따라오더라.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늘 죄송한 마음이다. 이번 시즌에는 플레이어들이 잘 따라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Q. ‘데블스 플랜’ 시즌1 공개 후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글로벌 피드백 가운데 연출에 적용한 부분도 있나.
A. 해외 시청자를 특별한 고려하진 않았는데 해외 반응이 있어서 ‘좀 더 신경 쓸걸’ 싶더라. 그래도 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외국을 더 신경 쓰진 않으려고 한다. 다만 문화권에 대한 피드백은 수용하고자 한다. 더불어 해외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임과 룰은 걸러내고자 했다. 국내외 이용자들이 시청하시기에 불편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게 먹힐까?’에 대한 궁금증은 나도 너무 크지만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까. 한국 콘텐츠를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한국 콘텐츠다움’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껏 내가 해왔던 대로 할 것이지만 어쨌든 시청에는 서로 불쾌감이 없게끔 하려 한다.
Q. ‘데블스 플랜’ 시즌1이 잘 되긴 했지만 연출자로서 아쉬운 지점도 있었을 것 같다. 시즌2에서는 어느 정도 보완됐나.
A. 늘 하는 생각이지만 다음 시즌에서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스토리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유니크한 시즌이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나오지 않으려면 어떤 시스템이 되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분위기도 다르고 출연자를 선정하는 과정, 룰의 디테일까지 무조건 다른 방향이 될 수 있게끔 준비했고 다르게 나왔다.
Q. 지난해 일부 플레이어들의 공리주의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는데.
A. ‘여기에 왔으면 여기에 맞게 해야 된다’는 사람도 있고 ‘굳이 세트장 밖에서의 본인을 놓아가면서 이 게임을 해야 되나’는 사람도 있다. 극지방에서 조난당한 이야기를 보면 죽어도 사람 고기는 못 먹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것도 꽤나 인간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다. 얼마나 굶어야 입에 넣을까 싶기도 하지만 결국 다 다르다. 어떤 시청자는 ‘서바이벌 게임 출연자답지 못한 마인드’라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다. 나는 우리의 다양성의 재미를 믿고 진행하고 있고 이번 시즌 잘 나온 것 같다.
Q. 시즌1 때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플레이어 케어는 어떻게 진행됐나.
A. 상주하시는 선생님이 계셨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출연진이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상담을 받았던 적이 있고 올해도 대비를 했다. 여기서는 몸 다칠 일은 그렇게 자주 없을 것 같은데 은근히 계단 같은 데서 막 넘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다 준비는 했다.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소화 불량이나 두통 등 이런 자잘한 병도 있어서 케어해주는 닥터분이 계셨다.
Q. 2025년 하반기 공개라 이르긴 하지만 흥행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인가.
A. 예능계의 ‘오징어 게임’처럼 되면 좋겠다. 농담이고 그냥 단순하게 다음 시즌을 또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넷플릭스에서 예쁘게 봐주셔서 계속 다음 시즌 나오는 게 내 소박한 꿈이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