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하가 알려지지 않은 가치(價値)를 조명했다.
정규 7집 [그로우스 띠어리]는 윤하가 데뷔 20주년 기념일에 맞춰 2년 10개월 만에 발매한 앨범이다. 소녀의 장대한 여정과 그 안에서 깨닫는 성장의 의미를 담았다.
타이틀곡 '태양물고기'를 비롯해 '맹그로브', '죽음의 나선', '케이프 혼', '은화', '로켓방정식의 저주', '코리올리 힘', '라이프리뷰', '구름의 그림자', '새녘바람' 등 윤하가 직접 작사, 작곡한 총 10곡이 수록됐다.
'태양물고기'는 발매 직후 멜론 TOP100을 비롯한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 진입해 순항 중이며, 앨범에 수록된 10곡 모두 멜론 HOT100과 벅스 실시간 차트인을 기록하며 윤하의 저력을 입증했다.
윤하는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영혼이 빠져나간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하려니 쉽지는 않지만 즐겁게 들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호성적을 기록한 소감을 전했다.
윤하의 영혼을 빼앗아간 새 앨범의 시작은 호주 브룸(Broome) 여행에서 비롯됐다. 윤하는 “은하수를 보러 갔다. 별 보기 좋은 곳을 찾는 광해 지도에서, 도시의 빛이 아닌 별이 주요한 0등급인 호주에 간 것”이라며 “사람이 없어서 치안이 오히려 좋았다. 동물이 더 많아 차 안에만 잘 있으면 위험할 일이 없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곳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기내에서 ‘구름의 그림자’를 봤고 호주에 가자마자 ‘맹그로브’ 나무를 봤다”라며 “은하수를 보기까지 시간이 남아 이런 저런 생각을 했고 맹그로브 나무에 인격을 부여해 봤다. 악취가 심한 식물이지만 내게는 위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처럼 느껴졌다”라고 수록곡 영감을 받은 개체를 소개했다.
“나는 과몰입을 잘하고 판타지 장르를 좋아한다. 정규 7집은 리스너들이 어드벤처 게임 속 주인공처럼 느끼길 바라며 작업을 했다. ‘해적왕이 된 것 같다’라는 댓글을 보고, 차트 순위와 상관없이 ‘성공했다’ 느꼈다.”
타이틀곡 ‘태양 물고기’는 개복치의 영어 이름 ‘sunfish(선피쉬)’를 우리말로 풀어 쓴 단어다.윤하는 개복치에게도 몰입, “‘개복치 같은 사람이 되자! (약하다) 오해를 받을지언정 자신만의 길을 가고 나름의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면 된다’라는 주제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복치는 나약한 존재고 수족관에서도 폐사하기 쉽다는 정보가 있다. 그런데 인간의 손길이 아닌 자연 속 개복치는 20년 이상의 생명을 지녔다고 한다. 바다 생물에게도 이득을 주는 존재라더라. 너무 과몰입 하다 보면 개체 하나 하나에 울컥하기도 한다”라며 “개복치는 주류가 아니지 않나. 고래-개복치 중 인기투표를 하면 무조건 개복치는 안 뽑힐 것이다. 나무도 맹그로브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대결 시키면 라임 오렌지 나무 압승이 아닐까”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사건의 지평선’ 전까지 내 인생도 개복치 같았다. ‘나만 알기엔 아까운 가수’라는 댓글을 볼 때마다 ‘뭔 상관? 님이 날 알면 되지!’라 생각하면서도 ‘팬들 어깨를 펴주면 더 좋겠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었다. 우연한 기회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차트 역주행) 팬들이 좋아해주니 뿌듯했다. 그래서 정규 7집을 통해 ‘개복치’ ‘맹그로브’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알려지지 않았다고 가치가 없는 건 아니니까.”
대화는 수록곡 비화로 이어졌다. ‘은화’는 작가인 여동생과 처음으로 함께 작사한 트랙이고, ‘로켓방정식의 저주’는 작업만 약 6개월이 걸린 곡이다. ‘새녘바람’은 ‘플라이’(1집)라는 곡의 ‘천 번 넘어져도 다시 달려가겠다’는 가사를 확장한 팬송으로 윤하가 정규 7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노래다.
곡명이 하나같이 독특하다. 이에 윤하는 “일반적인 제목이 나을까 싶어 소속사 대표와 토론을 했다. 대표는 아티스트로서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분이다. ‘대충하라’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라며 “대표가 적당히 할 바에야 확실히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어차피 정규 앨범은 돈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했다”라고 말했다.
[띠어리] 3부작 중 이제 마지막 편만 남았다. 그는 “정규 6집 [엔드 띠어리]는 우주, 이번 정규 7집은 대항해를 떠난 소녀의 이야기. 앞으로 나올 세 번째에선 우주, 바다를 거쳐 군락, 마을로 온 소녀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전에는 윤하라는 가수를 가장 잘 이해하기 좋은 앨범으로 4집을 꼽았었는데, 이제는 정규 7집이라 하겠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앨범이다. 지금까지 발매한 앨범 중 가장 내 손이 많이 타고, 내 시간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나의 정규 7집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으면 좋겠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정규 7집 [그로우스 띠어리]는 윤하가 데뷔 20주년 기념일에 맞춰 2년 10개월 만에 발매한 앨범이다. 소녀의 장대한 여정과 그 안에서 깨닫는 성장의 의미를 담았다.
타이틀곡 '태양물고기'를 비롯해 '맹그로브', '죽음의 나선', '케이프 혼', '은화', '로켓방정식의 저주', '코리올리 힘', '라이프리뷰', '구름의 그림자', '새녘바람' 등 윤하가 직접 작사, 작곡한 총 10곡이 수록됐다.
'태양물고기'는 발매 직후 멜론 TOP100을 비롯한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 진입해 순항 중이며, 앨범에 수록된 10곡 모두 멜론 HOT100과 벅스 실시간 차트인을 기록하며 윤하의 저력을 입증했다.
윤하는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영혼이 빠져나간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하려니 쉽지는 않지만 즐겁게 들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호성적을 기록한 소감을 전했다.
윤하의 영혼을 빼앗아간 새 앨범의 시작은 호주 브룸(Broome) 여행에서 비롯됐다. 윤하는 “은하수를 보러 갔다. 별 보기 좋은 곳을 찾는 광해 지도에서, 도시의 빛이 아닌 별이 주요한 0등급인 호주에 간 것”이라며 “사람이 없어서 치안이 오히려 좋았다. 동물이 더 많아 차 안에만 잘 있으면 위험할 일이 없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곳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기내에서 ‘구름의 그림자’를 봤고 호주에 가자마자 ‘맹그로브’ 나무를 봤다”라며 “은하수를 보기까지 시간이 남아 이런 저런 생각을 했고 맹그로브 나무에 인격을 부여해 봤다. 악취가 심한 식물이지만 내게는 위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처럼 느껴졌다”라고 수록곡 영감을 받은 개체를 소개했다.
“나는 과몰입을 잘하고 판타지 장르를 좋아한다. 정규 7집은 리스너들이 어드벤처 게임 속 주인공처럼 느끼길 바라며 작업을 했다. ‘해적왕이 된 것 같다’라는 댓글을 보고, 차트 순위와 상관없이 ‘성공했다’ 느꼈다.”
타이틀곡 ‘태양 물고기’는 개복치의 영어 이름 ‘sunfish(선피쉬)’를 우리말로 풀어 쓴 단어다.윤하는 개복치에게도 몰입, “‘개복치 같은 사람이 되자! (약하다) 오해를 받을지언정 자신만의 길을 가고 나름의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면 된다’라는 주제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복치는 나약한 존재고 수족관에서도 폐사하기 쉽다는 정보가 있다. 그런데 인간의 손길이 아닌 자연 속 개복치는 20년 이상의 생명을 지녔다고 한다. 바다 생물에게도 이득을 주는 존재라더라. 너무 과몰입 하다 보면 개체 하나 하나에 울컥하기도 한다”라며 “개복치는 주류가 아니지 않나. 고래-개복치 중 인기투표를 하면 무조건 개복치는 안 뽑힐 것이다. 나무도 맹그로브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대결 시키면 라임 오렌지 나무 압승이 아닐까”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사건의 지평선’ 전까지 내 인생도 개복치 같았다. ‘나만 알기엔 아까운 가수’라는 댓글을 볼 때마다 ‘뭔 상관? 님이 날 알면 되지!’라 생각하면서도 ‘팬들 어깨를 펴주면 더 좋겠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었다. 우연한 기회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차트 역주행) 팬들이 좋아해주니 뿌듯했다. 그래서 정규 7집을 통해 ‘개복치’ ‘맹그로브’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알려지지 않았다고 가치가 없는 건 아니니까.”
대화는 수록곡 비화로 이어졌다. ‘은화’는 작가인 여동생과 처음으로 함께 작사한 트랙이고, ‘로켓방정식의 저주’는 작업만 약 6개월이 걸린 곡이다. ‘새녘바람’은 ‘플라이’(1집)라는 곡의 ‘천 번 넘어져도 다시 달려가겠다’는 가사를 확장한 팬송으로 윤하가 정규 7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노래다.
곡명이 하나같이 독특하다. 이에 윤하는 “일반적인 제목이 나을까 싶어 소속사 대표와 토론을 했다. 대표는 아티스트로서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분이다. ‘대충하라’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라며 “대표가 적당히 할 바에야 확실히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어차피 정규 앨범은 돈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했다”라고 말했다.
[띠어리] 3부작 중 이제 마지막 편만 남았다. 그는 “정규 6집 [엔드 띠어리]는 우주, 이번 정규 7집은 대항해를 떠난 소녀의 이야기. 앞으로 나올 세 번째에선 우주, 바다를 거쳐 군락, 마을로 온 소녀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전에는 윤하라는 가수를 가장 잘 이해하기 좋은 앨범으로 4집을 꼽았었는데, 이제는 정규 7집이라 하겠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앨범이다. 지금까지 발매한 앨범 중 가장 내 손이 많이 타고, 내 시간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나의 정규 7집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으면 좋겠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