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FC 박주호(뒷줄 왼쪽 3번째)가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울산과 홈경기에 앞서 세 자녀와 함께 은퇴식을 치렀다. 주장 완장을 차고 변함없는 기량을 펼친 그를 향해 팬들은 ‘굿바이 캡틴’, ‘당신이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등 다양한 문구의 플래카드로 작별인사를 보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경기장 전광판이 전반 6분을 알리자 8733명의 관중은 60초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정든 피치와 이별을 결정한 수원FC의 등번호 6번 박주호(36)를 향한 특별 이벤트였다. ‘굿바이 캡틴’, ‘당신이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등 다양한 문구의 플래카드를 준비한 홈팬들은 물론 원정팬들까지 한국축구의 한 시절을 함께한 그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박주호는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 홈경기를 끝으로 축구인생의 한 장을 마무리했다.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를 오간 포지션 특성상, 또 성격상 도드라지진 않았어도 ‘헌신과 희생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박주호다.
그래도 족적은 화려했다. 일본 J리그(미토 홀릭, 가시마 앤틀러스, 주빌로 이와타)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1년 여름 FC바젤(스위스)로 이적해 유럽 무대를 밟았다. 마인츠,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도 경험했다. 각급 연령별 대표를 거쳐 국가대표로 40경기(1골)를 소화하며 평생 한 번도 힘든 월드컵을 2차례나 뛰었다.
2018년부터 3시즌 동안 울산에서 뛴 그는 2021년부터 수원FC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감지한 지난해부터 마침표를 준비한 그는 김도균 감독과 면담 후 은퇴를 결심했다.

6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종료 후 은퇴식을 가진 수원 FC 박주호가 동료들로부터 헹가래 세례를 받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떨리는 목소리로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떠나고 싶었다.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행복한 선수였다. 과분한 사랑에 항상 보답하며 살고 싶다”고 이별 메시지를 전한 그에게 ‘축구 선배’들도 따듯한 시선을 보냈다. 김 감독은 “(박)주호가 면담 요청을 했을 때 직감했다. 연말까지 뛰었으면 했는데, 의사가 완강했다. 팀이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역할을 해줬다”며 고마워했고, 2014브라질월드컵을 함께한 홍명보 울산 감독은 “내가 부임하기 전에 이적했어도 울산이 (박주호의) 첫 K리그 팀이다. 지도자도 그렇듯, 선수도 좋을 때 떠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격려했다.
“은퇴 무대라서가 아니라 실력으로도 자격이 있다”던 김 감독의 응원을 받고 주장 완장을 찬 박주호가 3선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한 이날 수원FC도 화끈하게 싸웠다. 전반 16분 윤빛가람의 시즌 4호 골로 리드를 잡았다. 박주호는 후반 추가시간 교체될 때까지 침착하고 안정적인 경기 조율로 클래스를 입증했다.

6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FC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수원 FC 축구팬들이 은퇴하는 박주호를 응원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러나 완벽한 축제가 되진 못했다. 선두 울산은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24분 마틴 아담의 동점골, 종료 직전 주민규의 시즌 9호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박주호가 벤치로 나간 추가시간에는 바코가 쐐기골을 터트려 3-1 승리 속에 13승2무2패, 승점 41을 기록했다. 앞선 수원 삼성과 ‘수원 더비’에서 2-1로 이겨 4연패를 끊었던 수원FC는 뒷심 부족으로 ‘대어 사냥’에 실패했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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