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세 팀이 물고 물렸던 K-리그 정규리그 1위 쟁탈전에서 수원 삼성이 웃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9일 오후 3시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최종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백지훈-홍순학-배기종의 릴레이 골로 라돈치치가 한 골을 만회한 인천유나이티드에 3-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수원(17승3무6패)은 승점 54점으로 포항스틸러스에 2-1 승리를 거둔 FC서울(15승9무2패, 승점 54점)과 동점을 이뤘지만 골득실(수원 +22, 서울 +19)에서 앞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경기가 끝나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는 순간 수원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리그 1위의 기쁨을 만끽했다. 차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은 대규모 원정 응원에 나선 그랑 블루와 함께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팬들과 기쁨을 나눈 뒤 인터뷰에 응한 차 감독은 "선수들과 팬들, 그리고 그랑 블루 서포터와 삼성 임직원들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전반기 한 때 성남 일화와 서울 등, 경쟁팀들에 승점 10점차까지 앞서며 손쉬운 리그 1위가 유력시됐던 수원은 후기리그 초반 갑작스런 부진을 겪으면서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위기를 맞은 차 감독은 배기종, 홍순학, 최성환 등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었고 이 선수들은 눈부신 활약으로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놨다.
당시 상황에 대해 차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4~5경기를 지면서 감독으로서 결단을 내려야 했다"며 "감독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모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는데 제 역할을 해냈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특히, 차 감독은 후기리그 들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배기종에 대해 무한 애정을 과시했다. 차 감독은 "이 선수를 계속 기용하면서 기대를 했었는데 자신감을 얻으며 잘 해 낸 것 같다"면서 "오늘도 배기종의 출전이 굉장히 주효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에도 리그 1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차 감독은 이 날도 "리그 1위가 진정한 챔피언"이라며 "챔프전은 또 하나의 대회"라고 다시 한 번 리그 우승의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오는 12월 3일까지 경기를 치르지 않게 된 그는 "우리가 한 달만에 경기를 하게 되는 것은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리그 정상에 서며 챔프전 직행 티켓을 거머쥔 차 감독은 "지난 2년간 챔피언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나 자신을 심판대에 올려보고 싶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확보한 차 감독은 "(티켓 확보를)상당히 희망했는데 2년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며 "좋은 대회에 나가 그동안 경험했던 것들을 보이고 싶은 것이 감독의 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