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박찬호 “선발의 꿈 포기 못해…새 팀 찾겠다”

입력 2009-1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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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특급의 환한 미소. 생애 첫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며 재기에 성공한 박찬호가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피트니스클럽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 도중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필리스 재계약 의사 전달받아…앞으로 메이저리그 롱런 하겠다”
2년 연속 중간계투였다.

올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유니폼을 입고 선발투수로 당당히 마운드에 올랐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열심히 해서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가 놓고 막상 경기에 나가서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무너졌다”고 고백했다.

다시 돌아간 불펜. 하지만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45경기에 출장해 3승 3패, 방어율 4.43. 덕분에 메이저리그 진출 15년 만에 감격의 월드시리즈 무대도 밟았다. 비록 뉴욕 양키스에게 챔피언반지를 내줬지만 4경기 동안 3.1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그러나 투수의 꽃은 역시 선발이다. 박찬호는 10일 오전 11시 서울 역삼동 박찬호 피트니스센터 ‘Park61’에서 귀국기자회견을 열고 “선발은 한 게임의 주인공이다. 내년에 다시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밝혔다.

박찬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필리스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직후 구단 측은 박찬호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달해왔다. 그 역시 필리스에 잔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편안하고 선수들과의 교류가 활발한” 팀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응원해주는 필리스 팬들 덕분에 야구를 하는 보람과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한 해였다. 하지만 재계약을 앞두고 박찬호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언제까지 공을 던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이 많고 안정적인 곳에서 뛰고 싶은 한편, 타 팀에서 모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그를 자극하고 있다. “계약하는 팀에서 기왕이면 선발로 재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월드시리즈에 갈 수 있으면 더더욱 좋겠다”는 발언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박찬호의 욕심이었다.

물론 올해만큼 내년에도 그가 잘 던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박찬호도 “앞으로 확실한 구원투수로서 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보직이든 내년 시즌에 잘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려움을 딛고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박찬호는 한층 안팎으로 강해져 있었다. 그에게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롱런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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