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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구질 환상…위기땐 집중력 배가
“지금이 최고…보완할거 없다” 자신감도
한화 류현진(23)의 놀라운 피칭이 연일 화제다. 15승4패, 방어율 1.63, 탈삼진 171개를 기록하며 3개부문 단독 1위에 올라있다. 2006년에 이어 두번째 트리플 크라운이 유력한 상황이다. 올시즌 등판한 2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도 놀랍다. 류현진은 던질수록 강해지고 있다. 신이 내린 투구밸런스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를 압도한다. 류현진은 전경기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생애 첫 20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괴물’류현진이기에 가능성도 크고 더욱 기대가 된다.
○위기관리 능력이 첫 번째
류현진은 자신의 능력 가운데 ‘위기관리능력’을 최고로 꼽았다. “투수는 위기에 강해야 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기특할 정도로 위기를 잘 이겨낸다”고 했다. 그는 위기가 되면 가장 먼저 상황을 파악한다. “순간 떨리죠.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인데…. 상대타자를 보고 볼배합을 결정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요.”그리고는 위기를 즐긴다. 1점대 방어율을 지키기 위해 무사 2·3루에서도 실점을 하지 않으려고 피칭을 한다. “욕심일 수도 있지만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롯데 홍성흔은 “현진이는 위기때 최고의 피칭을 한다. 현진이가 위기라고 느끼기 전에 점수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올시즌 득점권에서 류현진의 피안타율은 0.143으로 가장 낮다. “투수는 빠른공과 좋은 변화구도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위기때 마음먹은데 던질 수 있는 집중력인 것 같아요.”
○지금은 보완할 것 없어요
류현진의 자신감은 대단하다. 그는 지금 자신에게 만족한다며 당장 더 보완할 점은 없다고 했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슬라이더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성준 코치에게 배운 슬라이더를 자신있게 던지고 있다. 직구와 커브,슬라이더,그리고 서클체인지업 4가지 구종 모두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체력적으로도 걱정이 없다. 류현진은 다른 투수들처럼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다. 그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오직 등판하는 날 뿐이다. 대신 러닝과 튜빙,근력운동으로 체력보강에 힘쓴다. 올시즌 류현진은 매경기 평균 8이닝을 소화하며 115개의 공을 던졌다. 가장 많은 이닝에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는 힘들다는 표현을 한 적이 한번도 없다. 뛰어난 투구밸런스와 완급조절 능력, 그리고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불펜피칭을 안한다는 사실은 어쨌든 류현진 만의 변별력이다.
2010 판타스틱II 흥행몰이
다승·방어율·탈삼진 선두…전경기 QS
“한번도 못해본 20승·1점대 방어율 욕심”
○20승과 1점대 방어율이 목표
1차목표 15승을 달성했다. 이제 목표는 생애 첫 20승이다. 남은 등판은 극대로 치면 7번 정도. 이런 상황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1점대 방어율이나 20승은 한번도 못한 거니까 최선을 다해볼 생각입니다.”국내투수 가운데 마지막 20승은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가 기록했고, 1점대 방어율은 1998년 정명원(당시 현대), 임창용(당시 해태)이 마지막이다. 류현진이 20승투수가 된다면 왼손투수로는 1985년 김일융(삼성)과 1995년 이상훈(LG)에 이어 3번째가 된다.
해외진출 꿈을 향한 와인드업
3년뒤 자격…일본야구 정복후 ML 진출
“한미일 3개국 모두 15승 투수로 남겠다”
○일본에서 최고가 된 뒤 미국에 갈 생각입니다
류현진은 한국과 일본,미국을 차례로 정복할 계획이다. 그는 2012년 시즌이 끝난뒤 해외진출자격이 생기면 일본에 먼저 진출한다. “나이가 젊으니까 일본을 거쳐 미국에 가려구요. 일본에서는 3년을 뛸 생각입니다.”류현진이 생각하고 있는 팀은 김태균(지바 롯데)이 뛰지않는 센트럴리그다. 목표는 최고투수다. 한국에서처럼 다승과 방어율,탈삼진부문에서 리그 최고를 노리고 있다. “한국선수가 일본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미국에 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목표는 당연히 10승투수다. 한국과 일본,미국에서 모두 10승투수가 되는 게 그의 목표다. 앞날이 창창한 류현진의 가장 큰 꿈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국에 이어 일본과 미국에서도 15승투수가 되면서 진정한 에이스로 평가받는 것이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
○한시즌 전경기 퀄리티스타트와 최다 탈삼진
류현진이 최고 투수로 평가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퀄리티스타트 능력이다. 올시즌 22경기에 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지난해부터 28경기 연속이다. 6이닝 3자책점이 퀄리티스타트의 기준이지만 그가 올시즌 6이닝을 던진 경기는 6월8일 LG전 한번뿐이다. 그는 평균 8이닝을 던졌고 매경기 115개의 공을 던졌다. 5번의 완투승(완봉승 포함)도 있다. 올시즌 류현진의 이닝당 투구수는 14.7개로 지난해 16.2개보다 1.5개가 적다. 빠른 승부를 통해 많은 이닝을 던지겠다는 생각이었다. 공격적인 승부는 최고의 성적과 전경기 퀄리티스타트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올시즌 류현진은 데뷔후 3번째 200이닝 돌파가 유력하다. 탈삼진 171개로 200탈삼진 돌파도 확실하다. 1984년 롯데 최동원이 기록한 223개의 역대최다탈삼진도 노려볼 만하다. 앞으로 그가 던질 수 있는 경기는 최대 7번. 그가 등판하는 날은 모든 관심이 한화에게 쏠린다. 시즌 20승과 전경기퀄리티스타트, 최다탈삼진,1점대 방어율, 생애 두번째 트리플크라운…. 꿈같은 기록들, 그가 도전하는 목표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 부담감도 클텐데 정말 ‘괴물’답게 엄청난 도전을 잘도 해나가고 있다.
○한일전 던지고 싶다
류현진은 가장 기억나는 경기를 베이징올림픽 캐나다전 1-0 완봉승으로 꼽았다. “국제무대 첫승이잖아요. 쿠바랑 결승도 괜찮았지만 캐나다전은 정말 좋았어요.”반대로 가장 아쉬운 게임은 도하아시안게임 일본전이라고 했다. 데뷔 첫해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 3회 5실점하고 패한 것. 이번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류현진이 일본전에 나가 설욕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에이스란?
류현진에게 에이스는 적어도 15승 이상을 하는 투수다. 류현진에게 에이스는 패수보다 승수가 적어도 10개는 많은 투수다. 류현진에게 에이스는 한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투수다. 그래야 진정한 에이스다. 류현진은 “2006년과 2007년은 잘 던졌지만 지난 2년은 에이스답지 못했다”고 했다. 올시즌 류현진은 구위와 성적에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0년 류현진은 그의 말대로 진정한 에이스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