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는 멀티내야…강정호의 재발견

입력 2010-1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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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홈런은 덤이요! 강정호가 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KIA와의 연습경기 4회 좌월2점홈런을 날리고 있다. 강정호는 대표팀 합류 후 공수를 겸비한 전천후 내야 백업요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직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안정된 포구·송구 2·3루 수비 척척… 홈런 등 타격서도 불방망이 맹활약
처음엔 내야 백업요원으로 뽑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키플레이어’ 자리를 넘본다. 전공이 아닌 포지션에서도 물샐 틈 없는 수비를 해내더니, 방망이까지 잔뜩 물이 올랐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 내야수 강정호(23·넥센)의 얘기다.

강정호는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 6번 3루수로 출전했다. 2008시즌에 소속팀에서 잠시 3루수로 나선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핫코너를 다시 맡은 것이다. 이틀 전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역시 2년 만에 2루수로 출전했던 그다.

결과는 2번 모두 100% 합격점. 포구와 송구가 모두 안정적이었고, 다이빙 캐치로 실점을 막아 동료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선배 내야수들이 “나보다 낫다”고 농담 삼아 추켜세울 정도다.

류중일 대표팀 수비코치는 5일 경기 후 “기본적으로 주전은 1루수 김태균∼2루수 정근우∼3루수 최정∼유격수 손시헌으로 짜이겠지만 강정호가 이렇게 잘해주니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백업이 탄탄해지면 그만큼 전력이 강해진다”고 흡족해했다.

조동찬에 이어 강정호까지 ‘멀티 내야수’로 완벽한 적응력을 보였으니, 대표팀 야수 활용에 더 많은 ‘옵션’이 생긴 것이다.

수비뿐만이 아니다. 강정호는 5일 평가전에서 3-0으로 앞선 4회 1사 1루서 KIA 투수 홍건희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2점홈런을 때려냈다. 세 차례 평가전에서 9타수 6안타(2홈런)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조범현 대표팀 감독은 “현재 타격에서는 강민호와 함께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인 것 같다. 광저우에서도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다면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또 “선발할 때부터 내야에서 여러 포지션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유격수는 물론 3루와 2루도 잘 소화할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사실 강정호는 1년 내내 마음을 졸여야 했다. 유격수 손시헌(두산), 2루수 정근우(SK) 등이 가장 강력한 대표팀 내야수 후보인데다, 정규시즌 실책이 23개나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망설임 없이 강정호에게 신임을 보냈다. 다소 많은 실책 수에 대해서도 “올 시즌에 조금 방심하거나 긴장했을 뿐, 잘 해줄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이렇게 반신반의하면서 대표팀에 승차했으니 강정호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강정호는 “훈련 때마다 전 포지션에서 펑고를 받고 있다. 3루나 2루뿐만 아니라 원래 내 포지션인 유격수 백업도 해야 하니 솔직히 힘들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재미를 느끼고 있다. 대표팀에서 뛸 수 있어서 좋고, 내가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데 대해서도 “어떤 것이든 다 좋다. 다만 포수로 나서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농담하면서 “광저우 대표팀에 합류하겠다는 목표는 이뤘다. 메달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타격과 수비, 그리고 투지까지 만점. 강정호 덕분에 대표팀은 더 든든해졌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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