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문. 스포츠동아DB
트랜지션스 챔피언십 연장끝 아쉬운 2위
4일 내내 선두권…PGA 정복 자신감 얻어
아쉬운 승부였다. 그러나 희망을 봤다.
배상문(26·캘러웨이)이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골프장(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했다.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친 배상문은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로버드 갤리거스, 짐 퓨릭(이상 미국)과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우승을 놓쳤다. 우승을 차지한 도널드는 2주 전 로리 매킬로이에게 빼앗겼던 세계랭킹 1위를 되찾았다.
준우승으로 끝났지만 얻는 게 많은 경기였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머리를 짧게 자르면서 각오를 다졌다. 2월 말 후배 존허(22)가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자극을 받았고, 11일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72명 중 71위로 마감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삭발까지는 아니지만 짧게 머리를 자르고 각오를 단단히 했다.
이번 대회에서 배상문은 나흘 내내 선두권을 지켰다. 대부분의 신인들이 1∼2라운드에서 선두권으로 나섰다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중하위권으로 추락하는 일이 많은 데 배상문은 끝까지 선두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만큼 실력도 충분하다는 증거다.
자신감도 엿보였다. 최종 4라운드. 배상문은 마지막 18번홀에서 티샷을 끝내자마자 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그대로 페어웨이로 걸어갔다. 자신감이 넘칠 때 이런 행동이 나온다. 준우승으로 끝났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남은 시즌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눈앞에서 놓친 대박
공동 준우승 상금 41만 달러를 추가한 배상문은 시즌 상금 90만3546달러로 1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우승했더라면 우승상금 99만 달러(한화 약 11억원)에 후원사 인센티브(약 4∼5억원)를 받을 수 있었다. 또 플레이오프 페덱스 랭킹 포인트도 500점을 획득할 수 있었지만 208.33점에 만족해야 했다. 상금 이외에도 내년도 마스터스를 비롯한 메이저 대회 출전권과 PGA투어 시드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한편 맏형 최경주(42·SK텔레콤)는 공동 46위(3언더파 281타), 강성훈(25·신한금융)은 공동 55위(1언더파 284타)로 경기를 끝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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