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흔. 스포츠동아DB
롯데는 시즌 개막전이면 특별한 유니폼 2벌을 따로 제작한다. 유니폼 옆면에 ‘L4’와 ‘SP’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유니폼이 그것이다.
그 시즌의 개막 4번타자와 선발투수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영예다. 당연히 7일 사직에서 열린 한화와의 2012시즌 개막전에는 홍성흔과 송승준이 그 명예를 누릴 권리를 가졌다. 그런데 홍성흔은 그 유니폼을 실제 받아놓기까지 해놓고, 정작 입지는 않았다. 8일 사직 한화전에서 홍성흔은 그 속사정을 밝혔는데 ‘전직 롯데 4번타자에 대한 예우’가 그 이유였다.
“롯데의 4번타자는 이대호다. 2년 후면 우리 팀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임시직인) 내가 입는 것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홍성흔의 이런 판단 때문에 두 가지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하나는 SP 유니폼을 받은 송승준조차 홍성흔의 눈치를 보느라 그 개막전 전용 유니폼을 입지 못한 것이다. 더 난처한 것은 그 유니폼의 운명인데, 이제 홍성흔도 향후 그 옷을 입을 일이 없어졌다. 홍성흔은 “골든글러브 5년 연속 수상을 위해 나에게 가장 우호적인 기사를 가장 많이 써주는 기자에게 선물 해야겠다”며 좌중을 웃겼다. 어쨌든 L4와 SP 유니폼 없이도 롯데는 한화와의 개막 2연전을 다 잡았으니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셈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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