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이승엽, 내 목표는 400홈런…양준혁 형 기록 깰 겁니다

입력 2012-05-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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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은 빼어난 실력뿐 아니라 남다른 인격까지 갖춘 보기 드문 선수다. 그를 ‘국민타자’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승엽은 ‘트위터 인터뷰 시즌2’를 통해 팬들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하며 ‘인간 이승엽’의 매력을 또 한번 과시했다. 스포츠동아DB

국내복귀 후 마음 편해 안타 펑펑
타이틀 욕심은 없지만


71개 남은 400홈런 달성할 것

평소 개그프로 즐겨봐
즉흥적인 ‘∼다람쥐’ 개그 빵터져

옛날 야구는 다 배바지 스타일
이젠 애들이 놀려 내려입습니다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이 돌아왔다. 야구팬들은 그의 복귀에 반색했다. 그러나 8년 만에 고국무대에 선 그의 감회는 팬들이 느끼는 기쁨, 그 이상이었다. 인터뷰 내내 “행복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2004년 일본에 진출하기 전까지 9년간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지만 “요즘 내가 다시 삼성에서 뛰고 있는 건지 실감이 안 나 자꾸 유니폼을 보게 된다”며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야구와 가족, 두 단어로 모든 게 설명되는 그가 뽑은 친필 사인볼의 당첨자는 @Trustmin, @nikimiks, @eunhyun7678이다.


-국내 복귀 결심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yeeun0427)

“‘고향으로 돌아가는구나!’(웃음) 남들은 ‘비참하게 돌아오지 말고 거기서 끝내라’라고 했는데 그래서 더 돌아오고 싶었어요. 제 선택이고, 제 삶이고, 너무나 간절했기 때문에. 마지막은 한국에서 끝내고 싶었고, 자꾸 늦추면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한국무대 복귀 후 첫 경기, 첫 타석에 섰을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jeong950628) 첫 타석에 섰을 때 팬들의 함성이 어마어마했는데, 그때 기분이 어떻던가요? 눈물 찔끔 나지 않던가요?(@joey_friends)

“감동이었죠. 타석에서 투수와 싸움에 집중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흔들리더라고요. 뭉클했습니다.”


-타국생활 하다가 국내 복귀해서 좋은 점은요?(@ghj6758)

“행복합니다.(웃음) 은퇴 전 한국팬들께 플레이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어서, 대구에 계신 아버지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서. 요즘 돌아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유니폼 한번 보고 ‘아! 정말 내가 삼성에서 뛰고 있구나’ 실감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어요. 다시 입지 못할 유니폼이라고 생각했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었는데 9년 만에 꿈이 실현됐네요.”


-4월 한 달 이승엽 선수의 상승세의 비결은 무엇인가요?(@fdfd16)

“마음이죠. 일본에서는 용병이었고, 한국인으로서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어요. 경기에 들어가면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야구 외적인 요소로 집중 못 하고. 지금 그런 게 없어서 의도하지 않은 플레이도 나오는 게 아닌가 싶어요. 기술적으로 달라진 건 없는데 경기를 대하는 태도, 임하는 자세는 확실히 바뀐 것 같아요.”


-도루에 눈뜨게 된 계기는?(@junyoung420) 올해 목표는 20-20? 30-30? 도루와 홈스틸 등 멋지고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하시는데 상대 배터리의 방심을 틈타서 깜짝 도루를 했던 건가요? 아니면 앞으로도 도루수를 올릴 계획인가요?(@nikimiks)

“저 원래 잘 해요.(웃음) 빠른 편은 아니지만 (주루)센스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조심스럽죠. 일단 저한테는 사인이 안 나기 때문에 사인 나면 죽어도 되는데, 사인 안 나고 뛰다 죽으면 어휴! 투수 폼이 아주 크거나 100% 살 수 있다고 판단됐을 때만 합니다.”


-타자로 전향하지 않고 계속 투수로 있었다면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을까요?(@Youjeong2)

“지금의 저는 없다고 봐야죠. 팔꿈치 수술하고 나을 때까지 ‘한 달만 타자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전반기까지만 해보자’, ‘1년만 해보자’ 하다가 지금까지 왔네요.”


-예전에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지명타자보다는 1루수 출전을 더 선호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지명타자 출전이 비교적 많습니다. 시즌 풀타임 출전을 앞둔 체력안배 차원인지 궁금합니다.(@spy92)

“우선 어깨가 안 좋은 이유도 있고, 우리 팀 1루는 (채)태인이이기 때문에 뛰는 게 맞아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욕심이죠. 전 태인이가 몸이 안 좋을 때 ‘땜빵’입니다.”


-아들에게 어떤 아빠이고 싶은지….(@Riverever7)

“허물없는 부자 사이요.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어려웠어요. 운동을 하다보니까 대화할 시간도 많이 없고, 학교 다녀오면 곧바로 자서 또 아침에 나가고. 아쉬웠죠. 전 언제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말을 잘 안 들어요.(웃음)”


-이제는 누구를 위해 야구를 하며, 어떠한 야구를 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syloveee)

“우선 제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가족, 팬들을 위해서 합니다. 최선을 다 하는 플레이가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투수 실력이 일본보다는 많이 달리죠. 냉정히 우리와 일본 투수 실력 차이를 솔직히 좀 가르쳐주세요?(@eunhyun7678)

“비교 자체가 불가입니다. 일본 고교팀은 4000개고 우리나라는 60개예요. 국제대회에 나가서 특유의 민족성과 강한 뼈대, 정신력으로 이기고 있지만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실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장기전은 선수층에서 불리해요. 만약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발전가능성은 10배, 20배 이상이라고 봅니다.”


-올 시즌 몇 개의 홈런을 목표로 하는지, 홈런왕 욕심은 있는지 궁금합니다.(@lastyear52)

“타이틀은 이제 욕심 같아요. 부상 없이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팬들에게 좋은 선수, 가족에게 최고의 가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개인기록 가운데 가장 욕심나는 기록은? 타자기록 거의 다 갖고 있는 양준혁 선수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건 꼭 갖고 싶다 하는 타이틀이요.(@bunburing)

“음…. 2000안타? 한·일 통산으로 하면 2개 모자라다고 하더라고요(한국 9시즌 1286안타·일본 8시즌 686안타·통산 1972안타, 2012년 6일까지 26안타 추가·총 1998안타). 한국에선 1300안타(1312개)를 쳤는데 700개는 빠듯하죠? 그래도 목표가 없으면 나태해질 수 있기 때문에. 홈런은 많이 못 칠 것 같긴 하지만 400홈런(329개) 한 번 해보겠습니다.”


-이승엽 선수 자신에게 가장 하고픈 말은?(@jin_keun)

“욕심 부리지 말고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때 보여준 ‘∼다람쥐’ 개그는 즉흥적인 건가요. 아니면 계획했던 건가요? 정말 빵 터졌는데∼. 앞으로도 팀과 팬들을 많이 웃게 해주세요!!(@Trustmin)

“갑자기 생각나더라고요. 평소에 개그프로그램 자주 봐요. 저 알고 보면 재미있는 사람입니다.(웃음) 웃음, 감동을 좋아해요.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을 잘 보는데 뭉클하더라고요.”


-유니폼을 입으실 때 지나치게 바지를 올려 입으시는 경향이 있는데 특별히 배바지를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뭘 해도 멋있으시긴 합니다!(@361205)

“예전에는, 옛날 야구는 이렇게 했는데…. 애들이 자꾸 놀려서 요즘 낮췄습니다. 많이 내린 상태예요. 근데 (배바지 스타일이) 편하긴 편해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러주세요. 선수생활의 목표와 은퇴 후의 계획 등 궁금합니다.(@jeon1596)

“지금 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제 인생이 야구고, 지금껏 해왔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라는 겁니다. 야구선수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싶네요.”


○30년 후 나의 모습은?

“30년 후면 예순 여섯인가요?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인이 돼있지 않을까.(웃음) 저를 20년, 30년 지난 뒤에도 기억해주신다면 기분 좋은 일이죠. 정말 감사할 일입니다.”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이승엽은?

▲생년월일=1976년 8월 18일
▲출신교=중앙초∼경상중∼경북고
▲키·몸무게=183cm·87kg(좌투좌타)
▲프로 입단=1995년 삼성 고졸신인 입단
▲일본 경력 및 통산성적=지바롯데(2004년)∼요미우리(2006년)∼오릭스(2011년), 8년간 통산 타율 0.257 159홈런 439타점
▲2012년 성적=21경기 79타수 26안타(타율 0.329) 5홈런 16타점
▲2012년 연봉=8억원
▲국가대표 경력=2000시드니올림픽(동메달), 2002부산아시안게임(금메달), 2006월드베이스볼클래식(4강), 2008베이징올림픽(금메달)

정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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