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민국. 스포츠동아DB
‘배구대통령’ 아버지 장윤창과 오랜 인연
시즌까지 포워드 즉시 전력 만들기 목표
“근성이 약점…더 호되게 해 독기 키울 것”
KCC의 베이징 전지훈련 도중 허재 감독은 웃으며 이런 말을 했다. “난, 쟤를 100번 야단 안치면 소화불량이고, 1000번 야단 안치면 잠이 안와.”
‘농구대통령’이 붙잡고 가르치는 축복(?)을 받는 선수는 연세대를 졸업한 루키 포워드 장민국(23·사진). KCC의 시즌 라인업 구성상, 임재현∼신명호의 가드 라인과 용병 코트니 심스의 센터는 그럭저럭 걱정이 없지만 포워드 라인은 어떻게든 만들어내야 하는 실정인 것이다. 그 1순위 후보들이 장민국과 노승준, 두 루키다.
장민국은 2012∼2013신인드래프트 당시 KCC가 1라운드에서 지명할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아버지가 ‘배구대통령’ 장윤창(현 경기대 교수)이기 때문이다. 장민국이 배구가 아닌 농구를 택한 것은 유년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덕분이다. “아버님이 유학을 가셔서 워싱턴 DC에 살았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NBA(미국프로농구)에 꽂혔어요. 존 스탁턴(전 유타 재즈)을 좋아해서 형하고 농구 카드를 모으곤 했었죠.”
원래 농구는 형이 먼저 했는데 지금은 그만뒀고, 정작 동생인 장민국이 프로선수가 됐다. 대학 4년 중 3년을 부상 탓에 변변히 뛰지도 못했는데 1라운드에서 뽑아준 KCC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도 막상 프로에 오니 꿈과 이상은 달랐다. 매일 매일이 꾸지람이다. “처음엔 너무 적응이 안 돼서 아버지께 하소연도 해봤는데 들은 척도 안 하시더라고요.” 아버지는 허 감독의 오랜 지인이지만 장민국이 KCC에 입단한 뒤, 오히려 연락을 끊었단다. ‘이제 아들은 허 감독 선수’라는 운동선수끼리만 통하는 정서를 체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허 감독도 근성이 약점인 장민국을 더 호되게 가르쳐 독기를 키우려는 생각이다. 4일 수도강철과의 연습경기에서 장민국만 유일하게 거의 풀타임을 뛰게 한 것도 그런 배려다. “지금이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다들 KCC가 약하다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보여주고 싶습니다.” 농구대통령의 조련 속에서 장민국은 장윤창의 아들이 아닌, 장윤창을 장민국의 아버지로 기억하도록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베이징|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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