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천당과 지옥을 경험한 프로 2년차 신진호(포항)가 10월 열리는 경남과의 FA컵 결승전에서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황진성의 공백을 메운다. 황선홍 감독에게 첫 우승의 기쁨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모진 성장통 따뜻한 동료애로 극복
“김기동형의 6번 대물림 용기백배
감독님께 프로데뷔 후 첫 우승 선물”
포항 스틸러스의 미드필더 신진호(24)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6, 7월은 환상적이었고, 8월은 참담했다. 그는 6월14일 열린 인천과 K리그 15라운드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토록 기다리던 첫 출전. 후반 48분에는 김원일의 헤딩골을 도우며 팀의 극적인 무승부를 연출했다. 곧장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7월1일 수원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큰 기쁨을 누렸다. 신진호는 “잊고 있었던 분들까지 축하해 주셨다.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 두 차례의 ‘퇴장’으로 지옥을 경험했다.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지만,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신진호는 “평생 지울 수 없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포항은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FA컵 결승행의 일등공신인 공격형 미드필더 황진성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대신 중앙과 측면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신진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황진성은 “신진호 등 다른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릴 것이다”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스포츠동아 카톡 인터뷰는 호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신진호를 만났다.
○악몽 같은 8월 딛고
-K리그 휴식기인데 어떻게 지내나.
“6일까지 휴가를 받았다. 집에 올라와서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친구들도 만나고 있다ㅋㄷ.”
-FA컵 포함 5연승이다. 팀 분위기는.
“전반기 하위권에 있다가 후반기 들어서 많은 승리를 거뒀다. FA컵 결승전에도 진출했고. 선수들 모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2차례 퇴장(8월8일 전북전, 22일 광주전) 등 8월엔 아쉬움이 많을 텐데.
“팀이 잘해서 기분은 좋다^^ 단지 제가 출전 못했는데, 팀이 잘 나가니까 묘한 기분이 있다.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는데, 두 차례 퇴장을 당하면서 팀 동료들한테 미안했다.”
-황선홍 감독은 ‘조급함’을 이유로 꼽았다. 무엇이 문제였나.
“퇴장 징계로 2경기 쉬면서 광주전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했고,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바보 같은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됐다.”
-6월과 7월은 좋은 시즌 보냈다.
“6월14일 인천전에서 교체로 시즌 첫 출전했다. 데뷔 무대보다 더 떨었다^^; 첫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가야만 했고.”
-7월1일 수원전에서 1골1도움 최고의 활약을 펼쳤는데.
“감독님께서 공격적인 주문을 많이 하신다. 예전보다 공격 포인트에 욕심을 내고 있다. 기록이 중요하고 가치도 높이는 거니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해 초조하지는 않았나.
“4월8일 성남전을 앞두고 2군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처참했다. 또 기다려야 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이거 밖에 안 되나 싶은 생각도 강했다.”
-또래 동료들이 의지가 많이 될 것 같다.
“(숙소) 3층 주위가 모두 포철공고 출신이다. (고)무열, (이)명주, (신)광훈이 형, (김)대호 등 잘 어울리고 있다. 맛 집도 자주 찾아가고 경기 얘기도 많이 하면서 큰 도움이 된다.”
○생애 첫 FA컵 우승 선물
- ‘주장’ 신형민이 이적했다. 기회일 수도 있다.
“프로무대는 항상 경쟁을 해야 한다. 큰 변화는 없다. 형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선수들이 강한 응집력을 가지고 있다.”
-레전드 김기동의 등번호(6)를 물려받았다.
“처음에는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김)기동이형이 항상 응원해주고 조언해준다. 6번 번호를 달고 50점은 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 많은 팬들이 알아봐주고 응원해준다. 좋은 번호의 기운을 받고 반드시 FA컵 우승할 것이다.”
-황진성이 신진호를 FA컵 결승전 예비 히어로로 꼽았다.
“(황)진성이형 감각이 좋아 결장이 아쉬울 것이다.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데. 부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분명 제 몫이 있다. 모든 역량을 발휘할 것이다. 공격 포인트도 노리고 있다.”
-FA컵 우승 자신 있나.
“FA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 어시스트 3개를 기록했고 자신감도 있다. 경기에 나설지는 모르지만, 부담감을 떨치고 기회를 꼭 살려내고 싶다. 장점 살려서 좋은 플레이 하겠다.”
-목표는.
“시즌과 FA컵 모두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 4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모두가 목말라 있다. 감독님께 프로 데뷔 이후 첫 우승 트로피를 안겨드리고 싶다.”
신진호는?
▲생년월일 : 1988년 9월 7일 (경기 남양주)
▲신체조건 : 177cm 72kg
▲학력 : 구리중-포철공고-영남대
▲프로경력 : 포항 스틸러스(2011∼) 13경기 1골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