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조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2012아시아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김해 상동구장에선 일시적이지만 사령탑이 둘인 기묘한 상황이 펼쳐졌다. 롯데 김시진 신임 감독은 훈련 개시에 앞서 상견례만 한 뒤 자리를 떴고, 권두조(사진) 감독대행이 선수단 훈련을 지휘했다.
훈련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권 대행은 ‘어떻게 이기겠다’는 의욕보다 ‘어떻게 치를지 힘들다’는 부담감을 드러냈다. 첫째로 전력이 정상이 아니다. 핵심 불펜요원인 정대현, 강영식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데 이어 김주찬까지 무릎통증 탓에 대타로나 출전 가능한 형편이다. 게다가 11월에 실전을 치러본 적이 없는 롯데 선수들 대부분은 투타에 걸쳐 페이스가 떨어져 있는 상태다.
둘째 팀을 이끌어야 될 권 대행부터 당장 아시아시리즈가 끝나면 거취가 불투명하다. 롯데는 소폭 물갈이로 코치진 정비를 마칠 계획이지만, 권 대행이 어떤 보직을 맡을지는 불확실하다. 윗선이 뒤숭숭하니 한 고참 선수는 “코치님들 얼굴을 보기가 괴롭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셋째 이런 실정이다 보니 호주 퍼스 히트, 일본 요미우리에 대한 전력분석이 제대로 돼있지도 못하다. 권 대행은 “호주는 몇몇 선수의 경력이나 타율만 안다”고 말했다. 삼중고 속에서 롯데 선수들은 관중석에서 지켜볼 김시진 감독에게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까.
김해|김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