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에서 서울 최용수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방전된 체력이 FC서울의 발목을 잡았다.
서울은 9일 수원삼성과 슈퍼매치 원정에서 0-2로 패했다.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고 정규리그에서도 13경기 연속 무패(9승4무)를 달리며 상승세였다. 그러나 이날은 무기력했다. 체력 열세가 문제였다.
서울은 이란에서 에스테그랄과 챔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치르고 4일 귀국해 이틀 후인 6일 인천 원정을 소화했다. 또 불과 이틀 쉬고 9일 수원 원정에 나섰다. 지옥의 레이스였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정해성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서울 선수들이 몸이 전체적으로 무겁다. 볼과 수원 선수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최용수(사진) 감독도 “힘겨운 원정 후 정상 경기를 보이기 힘겨웠다. 선수들이 안쓰러울 정도로 앞만 보고 왔다. 좋지 않은 결과지만 한 번쯤 쉬어간다는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축 선수들의 결장도 뼈아팠다. 공격수 데얀은 몬테네그로대표팀에 차출됐고, 아디는 부상이다. 이 두 포지션의 공백이 도드라졌다. 최 감독은 데얀 자리에 박희성과 김현성 중 누구를 세울까 고민했다. 측면요원 에스쿠데로를 최전방으로 돌릴 생각도 했다. 고심 끝에 박희성을 낙점했지만 기대 이하였다. 박희성은 수원 수비수들과 일대일 싸움에서 역부족이었다. 후반에 박희성 대신 들어간 김현성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왼쪽 풀백 김치우도 합격점을 받기 힘들었다. 초반부터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흐름을 끊었고, 주특기인 크로스도 밋밋했다. 서울은 앞으로 약 열흘 간 이어질 휴식기가 더 없이 소중하다. 서울은 20일 울산과 홈경기 전까지 경기가 없다. 일단 푹 쉬면서 지친 몸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