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마저 최소? ‘퍼펙트 롯데’ 얼마나 달라졌나

입력 2017-09-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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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거침없는 진격이 이어지고 있다. 8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한 달 동안 22승 5패, 승률 0.815를 기록했다. 5연승 이상을 기록한 횟수도 무려 네 차례에 달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역사상 이런 적이 있었던가. 한동안 봄에만 ‘반짝’ 해서 ‘봄데’라는 비아냥거림을 듣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후반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KBO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의 기세만 놓고 보면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전적을 남기고 있다. 과연 롯데는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8월 3일 이전과 8월 4일 이후 롯데

올 시즌 롯데는 8월 3일 이전의 롯데와 8월 4일 이후의 롯데로 구분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8월 3일 이전까지 롯데는 100경기에서 47승2무51패(승률 0.480)를 기록해 승패 차이 -4로 ‘적자’였다. 팀 순위는 7위로 당시 5위 넥센(54승1무46패)에도 무려 6게임차나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도 힘겨워 보였다.

그러나 이후 롯데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8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정확히 한 달 동안 22승5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0.815다. 말 그대로 십중팔구 이긴다는 뜻이다. 이 기간 6연승을 한 차례, 5연승을 세 차례 달성했다. 특히 최근 3주 연속 5승1패로 혁혁한 전과를 거두고 있다.



● 어떤 방패도 뚫어내고, 어떤 창도 막아내는 롯데

세부 기록을 보면 투·타·수·주 모든 부문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8월 4일 이후 팀타율이 0.306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8월 3일 이전까지 0.279로 7위에 머물렀던 답답한 공격력에서 가장 강력한 화력으로 변모했다. 여기에 최근 27경기에서 팀홈런을 37개나 기록했다. 경기당 홈런수 1.37개로 1위며, 경기당 득점 역시 6.37점으로 가장 많다.

주목할 것은 수비와 주루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수비에 허점을 보였다. 올해 개선되기는 했지만 8월 3일까지 경기당 실책 0.67개로 5위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27경기에서 9개의 실책으로 경기당 0.33개에 불과하다. 다른 부분보다 롯데가 최소실책 팀이 됐다는 사실이 달라진 롯데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경기당 도루(0.85) 또한 1위다. 지금은 이대호와 최준석까지 발야구로 상대의 혼을 빼놓는 상황이다.

롯데 이대호가 9일 사직 kt전에서 1회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대호의 도루는 2011년 10월 4일 사직 한화전 이후 2136일만이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여기에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마운드도 놀라운 변신을 했다. 8월 4일 이후 팀방어율은 3.89로 두산(3.53)에 이어 2위다. 특히 선발은 3.68로 두산(3.83)에 앞서 1위다. 그러다보니 승리투수 가져가기 대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한 달 새 선발 5명 중 김원중 린드블럼 박세웅 송승준이 3승씩을 올렸고, 레일리는 2승을 추가했다. 배장호와 이명우는 각각 2구원승을 거뒀고, 박시형 박진형 이정민 장시환도 1구원승을 챙겼다.

롯데 손아섭.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돌아가며 나타나는 영웅! 손아섭 8월 MVP

롯데는 지금 매일 돌아가며 영웅들이 탄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8월에 가장 빛난 별은 단연 손아섭이었다. KBO리그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27표 중 11표(41%)를 획득해 8월 MVP에 올랐다. 집안 경쟁 속에 8표를 얻은 팀 동료 이대호를 3표차로 따돌리며 2013년 8월 이후 4년 만에 월간 MVP를 차지했다.

손아섭은 8월 한 달 동안 타율 0.368에 9홈런 10도루를 기록했다. 4연속경기홈런(24일 사직 LG전~27일 사직 넥센전)을 뽑아냈고, 생애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월간 득점 1위(33득점), 안타 2위(39안타), 장타율 3위(0.670), 타점 공동 4위(24타점). 손아섭은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MVP로 선정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9월에도 좋은 활약으로 팀이 더 높은 곳을 향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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