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택 원정대 “다섯 번째 로체 남벽에 도전”

입력 2017-09-10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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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산을 어떻게 오르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

네팔 현지에서 홍성택(51) 대장이 최후의 출사표를 전해왔다.

홍성택 대장이 이끄는 한국 원정대는 9월4일 네팔 카트만두로 출국했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중 4번째로 높은 로체(8516m)를 등반하기 위해서다.

로체를 오른 산악인은 많지만 남벽을 통한 등정은 성공한 사례가 없다. 홍성택 원정대는 이 남쪽 루트를 통해 정상 등극을 노린다. 홍성택 대장 개인적으로는 다섯 번째 도전이다. 앞선 네 차례는 실패했다는 얘기다.

로체 남벽은 세계적인 등반가들에게 악명이 자자한 ‘마의 벽’이다. 세계 최초로 14좌 완등에 성공한 전설적인 등반가 라인홀드 메스너조차 “(로체 남벽 등정은) 21세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20세기에는 로체 남벽 등정에 성공한 등반가가 없었고, 최초 등정의 영광은 21세기로 미뤄졌다.

홍성택 대장은 1999년, 2007년, 2014년, 2015년 4차례 로체 남벽 등정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마지막 4차 도전 때는 정상으로부터 불과 316m를 남겨두었으나 기상악화로 포기해야 했다. 홍 대장은 세계를 통틀어 로체 남벽 정상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다.

홍성택 대장은 9일(현지시각)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누가 어떤 산을 더 많이 등정하는가보다는 어떤 산을 어떻게, 어떤 루트로 오르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그것이 진정한 알피니즘 도전정신의 의미이며 세계 산악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기자의 “왜 당신은 그 어려운 로체 남벽에 계속해서 도전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홍 대장의 답변이었다.

홍성택 대장의 원정대는 캠프 설치, 고소 적응훈련 등의 준비를 마친 뒤 본격적인 등반에 들어간다. 대망의 정상 등극 예정일은 10월25일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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