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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무기한 중단됐던 V리그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열릴지 결정할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가 19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KOVO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를 거둬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다는 전제는 있지만 시즌을 정상적으로 꼭 마치겠다는 KOVO의 의지는 확인됐다.
KOVO는 17일, 시즌재개 시점을 28일과 4월 1일로 정해 이사회에 상정키로 했다. 6라운드 잔여경기를 모두 소화한 뒤 봄 배구는 일정을 축소해 실시하는 스케줄이다. 잔여경기는 2곳의 중립지역에서 하루에 최대 3경기씩 열어 남은 24경기를 소화한 뒤 각각 단판의 준플레이오프(준PO)~PO에 이어 3전2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만일 28일에 경기가 재개되면 봄 배구는 남녀 경기를 하루씩 걸러서 하고 4월 1일에 재개되면 하루에 남녀 2경기를 시차를 두고 진행하는 방식으로 일정을 짰다.
KOVO 실무자는 18일 “제21대 총선이 열리는 4월 15일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며 “그 이후로 넘어가면 선수들이 힘들고 다음 시즌 준비일정도 빡빡해진다. 프로야구가 4월에 개막하면 중계방송사와의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일정을 놓고 구단들의 반발이 의외로 많았다. 10일 실무회의에서 논의됐던 내용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KOVO 독단으로 시즌재개 일정을 정한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결국 7개 구단의 사무국장들이 18일 KOVO 사무실에 모였다. 이 문제를 따지고 들었다. 10일 사무국장 회의에서 정리된 의견은 3가지였다. ▲3월 4번째 주의 시작인 23일부터 리그를 재개하거나 ▲그 뒤로 미뤄질 경우 정규리그 잔여경기와 봄 배구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거나 ▲이번 시즌을 아예 조기에 종료하는 방안이었다. 사무국장들은 17일에 보내준 KOVO의 의견까지 포함한 총 4개의 방안을 이사회에 올리고 최종결정을 받자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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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도 각 구단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새 이사회 자료는 18일 각 구단에 전달됐다. 구단마다 처한 입장이 달라 19일 이사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KOVO는 “연맹의 구성원으로서 팬과 약속했던 일정을 지키는 것은 구단의 의무다. 리그를 존중해 달라”면서 정규리그를 포기하고 봄 배구만 열자고 주장하는 몇몇 구단들의 불만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구단은 “KOVO가 원하는 대로 일정을 소화하고 싶다면 그에 따르는 책임까지 확실하게 지라”고 요구한다. 성적 상위권 팀들은 선수들이 구단과 맺은 다양한 옵션과 FA 선수의 권리, 모든 팀이 같은 숫자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공평성 등을 감안한다면 잔여경기는 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다수 팬들도 원한다는 근거도 댄다.
요즘 공동체의식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울수록 함께 사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행동과 생각을 하고 자신의 것을 조금씩 포기해 서로 돕자는 뜻으로 해석한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V리그의 공동체의식은 이번 일정결정 논의에서 시험을 받고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