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신진서 마우스미스 착점’ 공식입장 … 팬, 선수, 후원사에 사과

입력 2020-11-03 19: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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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1국서 터치패드 작동돼 의도와 다른 곳 착점
관리 책임·대처 미숙 인정 사과 “재발방지에 만전 기할 것”
3일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중국 커제 9단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재단법인 한국기원이 결승1국(2일)에서 벌어진 신진서 9단의 착점 오류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놨다.

서울(한국기원)과 베이징(중국기원)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된 결승1국에서 신진서 9단은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하는 엉뚱한 착점(흑 21수)을 했고, 결국 이 수로 인한 불리를 극복하지 못해 120수만에 허망하게 패하고 말았다.

한국기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선수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대면 대국이 어려워지자 이번 대회에 비대면 온라인 대국방식을 도입했다. 비대면 대국의 경우 노트북으로 대국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별도의 모니터를 연결해 사용한다.

문제는 이날 대국에서 신진서가 사용한 노트북의 터치패드 기능이 작동 중이었다는 것. 노트북 키보드 아래 부분에 있는 터치패드는 기능이 켜져 있을 경우 마우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별도의 마우스를 사용할 때에는 사전에 터치패드 기능을 꺼두어야 하는데 이날은 대국 장비 세팅에 실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신진서 9단이 마우스 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선이 터치패드에 스치면서 의도와 다른 곳(하변 1선 21수)에 착수됐다는 것이 한국기원의 설명이다. 다만 이때라도 프로기사 심판 등이 대국을 일단 중지 시키고 커제와 중국기원 측에 상황을 설명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무선이 아닌 유선 마우스를 대국에 사용하는 이유는 무선 마우스의 경우 초읽기 등의 상황에서 오류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어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이의제기 없이 커제 9단이 다음 수(22수)를 착점하면서 대국은 계속 진행됐고, 신진서 9단은 열세를 회복하지 못한 채 일찌감치 돌을 거둬야 했다.

한국기원은 선수들이 대국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국 환경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책임과 비대면 대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최대한 파악해 대처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바둑팬과 신진서 9단, 대회 후원사인 삼성화재에 사과했다.

아울러 혹시나 있을 다른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담당자, 책임자 문책을 포함한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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