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백정현-삼성 원태인-두산 최원준(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평균자책점(ERA) 톱10에 이름을 올린 투수들 중 7명은 외인이다. 톱3에도 워커 로켓(두산 베어스·2.38),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2.43),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위즈·2.45)가 포진해있다.
올해 ERA 부문의 판도는 이전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과거에는 외국인투수들의 득세 속에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등 확실한 국내 선발투수들이 자존심을 지키는 형국이었다. 이들 2명이 모두 떠난 올 시즌에는 그야말로 외인들의 놀이터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3명의 국내투수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삼성 백정현(34)과 원태인(21), 두산 최원준(27)이다. ERA 부문에서 백정현(8승4패)은 2.48로 4위, 원태인(10승4패)은 2.54로 5위, 최원준(7승1패)은 2.80으로 8위다.
당초 이들 3명은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외국인투수들을 받쳐주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고려하면 이들의 활약은 완벽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투수들을 받쳐주는 데 그치지 않고 팀의 핵심 선발투수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원태인은 국내투수로는 2012년 삼성 장원삼 이후 9년 만에 시즌 10승에 선착했고,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야구국가대표팀에도 합류했다. 후반기에 급격히 무너졌던 지난 2년간의 고질만 극복하면 미래는 탄탄대로라는 평가다. 백정현은 16경기 만에 개인 한 시즌 최다승(8승) 타이기록에 도달했다. 팀 내에서도 알아주는 노력파로, 그의 성공은 후배들에게도 큰 귀감이 된다. 사이드암 최원준도 지난해 거둔 10승(선발 9승)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며 도쿄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타자의 몸쪽을 완벽하게 공략하는 커맨드를 앞세워 사이드암은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인식을 극복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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