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인스타그램 캡처.

김연아 인스타그램 캡처.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Athlete who violates doping cannot compete in the game. This principle must be observed without exception. All players\' efforts and dreams are equally precious.)”

김연아가 14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약 15시간이 흐른 15일 오전 11시 현재 21만9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얻었다. 김연아의 글에 동의하는 댓글도 줄을 잇고 있다. 1만 개 가까운 댓글 중에는 한국어 외에 영어로 쓴 글도 많다. 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는 증거일 터.
“진실을 말해 줘 고맙다”, “피겨 여왕의 현명한 발언”, “(소치 동계올림픽 때 본인의 판정 불이익 때 침묵한 당사자가)나서 줘서 고맙다”….

평소 신중한 모습을 보인 김연아가 오죽 했으면 목소리를 높이겠느냐는 반응도 많다.

가까운 일본의 반응도 뜨겁다. 일본 최대 포털 야후 재팬 스포츠 코너의 많이 읽은 기사 3,4위가 김연아의 발언에 관한 내용이다.

김연아는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확인 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피겨 여자 싱글 출전을 허용한 결정을 한 것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연아 외에 많은 피겨인이 이번 결정을 부당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타라 리핀스키가 대표적인다. 그는 전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는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대한다. 양성 반응이 있었고 그녀가 출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발리예바의 경기 출전은) 가슴 아픈 일이다. CAS의 결정은 세계 스포츠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전 국가대표이자 NBC 스포츠 해설위원인 조니 위어도 SNS를 통해 “CAS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약물에 대한) 양성 결과가 있다면 대회에 나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치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애슐리 와그너(미국)도 “다른 선수들에게 너무나 불공평하다”고 비판에 동참했다.

언론들도 CAS를 꼬집었다.
영국 BBC는 “비평가들은 약물 검사에 걸린 선수가 왜 세계 최대의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며 리핀스키의 트윗을 인용했다. CNN은 “이번 논란은 올림픽 폐막 후에도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