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반란…“머리 박고 뛰겠다”던 김진영이 해냈다 [FA컵 현장]

입력 2022-04-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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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김진영.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2(2부) 광주FC가 ‘2022 하나원큐 FA컵’에서 반란의 주인공이 됐다.

광주는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24강전) 원정경기에서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를 6-1로 격파, 다음달 25일 진행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모두의 투혼이 눈부셨으나 왼쪽 날개 김진영(22)의 퍼포먼스가 특히 좋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신예는 멀티 골을 몰아쳤다. 전반 킥오프 1분 만에 번뜩였다. 이찬동의 중거리 슛이 수비 맞고 뒤로 흐른 것을 문전 왼쪽에서 잡아 오른발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0 리드하던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인천 오재석을 따돌리며 문전까지 돌파한 뒤 또 다시 상대 골문을 뚫었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 돌파가 통했다. 광주 18세 이하(U-18) 금호고를 나와 선문대에서 2019년 U리그 권역 득점왕(7골)을 경험했던 김진영은 올 1월 광주에 합류했다. 그러나 주축은 아니었다. 광주가 최근 6경기 무패를 내달리며 선두를 질주하는 K리그2에서는 2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래도 김진영은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 기약 없는 상황이 답답했지만 언젠가 자신을 위한 타이밍이 오리라 믿었다. 이정효 감독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넌 할 수 있다. 네게 원하는 바가 있고, 해주리라 믿는다.”

벤치의 믿음은 김진영을 춤추게 했다. 선발 출격한 그는 혼신의 에너지를 쏟으며 광주의 반란을 진두지휘했다. “(기회가 온다면) 머리를 박고 죽기 살기로 뛰겠다”던 강한 의지가 그라운드에서 표출됐다.

김진영은 이 감독에게 또 하나의 값진 선물을 안겼다. 꾸준한 승점몰이에도 불구, 1~2골차 승리가 만족스럽지 않던 광주는 K리그1에서 선두권을 형성한 인천을 다득점으로 물리치면서 2023시즌 K리그1 복귀에 희망을 키웠다. 김진영은 “이 순간만 떠올리고 있었다.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인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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