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지영.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36)은 올해로 키움에서만 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8시즌을 마친 뒤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키움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 직후인 2019년부터 올해까지 키움의 가을야구를 모두 이끌며 최고의 주전 포수로 우뚝 섰다.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19시즌(106경기)을 타율 0.282, 1홈런, 39타점, 40득점으로 성공리에 마감한 이지영은 2020시즌을 앞두고 키움과 3년 최대 18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키움은 이지영의 기량은 물론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까지 고려해 당시 ‘집토끼’ 단속에 열을 올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삼성 왕조’의 백업 내야수로 착실히 경험을 쌓은 그는 어린 투수들이 많은 키움에서 안방마님으로 투수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공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쳐 그야말로 공수 겸장 만능포수로 각광받아왔다.
이지영의 가치는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 더 빛나고 있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21을 마크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PS 주전 포수는 계속해서 이지영으로 간다”고 못 박았을 정도로 사령탑에게 큰 믿음을 줬다.
이지영이 포수 마스크를 쓴 2019년부터 키움은 매년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았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조기 탈락했지만, 올해는 PO(5전3승제)까지 올라 2019년 ‘업셋’의 기적을 다시 한번 연출하려고 한다.
올해 LG 트윈스와 PO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 역시 이지영이다. 키움은 5차전까지 간 준PO 혈투로 인해 PO 1차전에는 원투펀치인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를 쓸 수 없다. 이지영은 24일 1차전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카드인 타일러 애플러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경험 많은 이지영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린 투수진을 잘 이끌어온 이지영이기에 키움 벤치는 물론 팬들도 희망을 키우고 있다.
‘역대급 가성비’를 자랑하며 키움의 가을행진을 이끌고 있는 주전포수 이지영의 활약에 ‘영웅군단’의 PO 운명도 달려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