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부산 사직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 아산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승리로 통합우승을 확정지은 우리은행 김단비가 MVP에 선정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직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아산 우리은행 포워드 김단비(33)는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다. 인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5시즌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경험하며 일찍부터 이기는 맛을 알았다.
이런 경험은 김단비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심어줬다. 2007~2008시즌부터 2009~2010시즌까지 3차례 우승 때는 쟁쟁한 선배들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 먼저였지만, 2010~2011시즌(평균 13.5점·5.57리바운드)과 2011~2012시즌(16점·5.74리바운드)에는 팀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선배들의 몫이었다.
곧 손에 잡힐 줄 알았던 MVP는 점점 멀어져갔다. 2011~2012시즌 이후 신한은행은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신한은행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했던 위성우 감독이 2012~2013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우리은행의 아성에 밀렸다. 김단비는 묵묵히 에이스 역할을 하며 국내 최고의 스코어러로 자리매김했지만, 신한은행은 2인자로 밀려났다. 2015~2016시즌에는 플레이오프(PO)에도 오르지 못했다. 사실상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던 김단비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팀 성적이 뒷받침돼야 받을 수 있는 MVP는 딴 세상 얘기가 됐다.
결단을 내렸다.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과감히 도전을 택했다. 2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신한은행의 색깔이 강했던 김단비의 이적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고민도 있었다. 위 감독은 김단비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우리은행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나 김단비는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팀의 승리만을 위해 움직였고, 선배 김정은 등 동료들도 김단비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 시너지효과는 엄청났다. 김단비는 팀 수비에 빠르게 적응했고, 변함없는 득점력을 뽐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커리어 최초로 MVP를 수상했다. 그는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했다.
부산 BNK 썸과 치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9일 1차전에선 23점·7리바운드·3어시스트, 21일 2차전에선 20점·7리바운드·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개인적으로는 11시즌 만에 통합우승의 감격을 맛본 3차전에서도 12점·5리바운드·6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자연스레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광까지 안았다. 2차전을 마친 뒤 “3차전 승리만 생각하겠다”며 잠시 기쁨을 미뤄뒀던 김단비는 3차전 종료 버저가 울리자 누구보다 환하게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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