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알 때 은퇴한다” 20~30대 선수들에게 경종 울릴 베테랑의 한마디

입력 2023-06-08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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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노경은. 스포츠동아DB

“야구를 잘 몰랐던 거죠.”

1984년생인 SSG 랜더스 노경은(39)은 2003년 두산 베어스의 신인 1차지명으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뒤 올해로 21년째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2016년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된 뒤 2021년을 끝으로 방출 통보를 받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은퇴 위기에 몰린 그에게 손을 뻗은 이가 SSG 김원형 감독이었다.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지난해부터 SSG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그는 올해도 불펜의 핵심투수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지키고 있다.

노경은이 7일까지 거둔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에서 4승1패2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1.50이다. 홀드 부문에선 리그 전체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 팀 내에선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1.1이닝 무실점 호투 속에 직구 최고 구속 150㎞를 찍기도 했다. 우리 나이로 4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대활약이다.

노경은은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시는 게 매우 큰 동기부여가 된다. 최근에는 결과가 잘 나오니 여러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는데, 그것 또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역투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황혼기의 맹활약에 대해선 “나는 계속해서 ‘1년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야구를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공을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30년 가까이 야구를 하면서 느낀 반성도 잊지 않았다. 노경은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는 참 야구를 몰랐다. 최향남 선배가 예전에 ‘야구를 알 때가 되니까 은퇴를 한다’고 말씀하신 게 있었다. 이제 내가 그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출된 뒤에도 은퇴를 안 하고 꼭 한 번 더 올라서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렇게 계속해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나는 뒤늦게 깨달았지만, 야구를 공부하며 느낀 여러 가지를 지금도 후배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차지명, 시즌 10승 등 숱한 영광을 맛본 노경은이지만, 40대까지 계속해서 꾸준히 야구를 공부하고 있다. 노하우로 똘똘 뭉친 그의 프로 생존기는 이제 야구의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한 20~30대 후배들에게 적잖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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