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왼쪽), 반즈. 스포츠동아DB
MLB닷컴은 6일(한국시간) 미국 ESPN 제프 파산 기자의 소셜미디어(SNS)를 비롯한 소식통을 인용해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프리에이전트(FA) 우완투수 페디와 2년간 1500만 달러(약 197억 원)의 조건에 계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MLB 사무국도 곧장 SNS에 페디의 화이트삭스행 소식을 올리며 이적을 공식화했다. 지난해까지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몸담았던 페디는 NC 다이노스를 거쳐 1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페디는 빅리그에서도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투수다. 지난해 성적은 27경기에서 6승13패, 평균자책점(ERA) 5.81로 예년보다 떨어졌다. 워싱턴은 성장이 더디다고 판단해 페디를 방출했다.
그러나 페디는 KBO리그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올 정규시즌 30경기(180.1이닝)에서 20승6패, ERA 2.00, 209탈삼진을 기록하며 외국인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다승·ERA·탈삼진 1위)을 달성했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휩쓸었다.
MLB에서도 다시 페디에게 주목했다. KBO리그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은 뒤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은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로 활약하다가 빅리그에서 불펜 필승조로 거듭난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가 대표적이다. MLB닷컴은 “화이트삭스로선 KBO리그에서 4년을 뛰다 미국으로 돌아와 애리조나의 선발로 자리매김한 켈리의 성공사례가 페디에게도 적용되길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페디에 이어 반즈도 MLB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LB네트워크 존 모로시 기자는 최근 SNS에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다 KBO리그 롯데에서 2년간 몸담은 뒤 FA가 된 반즈에게 관심을 보이는 MLB 팀이 몇몇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반즈의 빅리그 복귀 의지를 확인한 롯데도 재계약과 다른 외국인투수 영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2017년 미네소타에 입단한 반즈는 2021년 빅리그에 데뷔했으나, MLB의 직장폐쇄 여파로 KBO리그행을 결심했다. 2022년부터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그는 미국에서 이루지 못한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경험을 한국에서 쌓았고, 좌완투수라는 이점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