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 고정운 감독. 스포츠동아DB
K리그2 김포FC의 유쾌한 반란을 이끄는 고정운 감독(57)은 도전과 성장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김포는 6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K리그1 강원FC와 0-0으로 비겼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2차전에서 사활을 건다.
김포는 구단 역사상 첫 K리그1 승격을 목표로 동기부여가 충만했다. 2021시즌 K3리그 우승을 거머쥔 김포는 이듬해 프로 구단으로 전환하며 K리그2에 입성했다. 프로화 첫 해인 지난 시즌 8위를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3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며 승강 PO에 진출했다. 김포의 상승세는 K리그에서 단연 두드러진다.
김포의 성장에 고정운 감독(57)의 역할이 컸다. 강한 투지와 단단한 조직력을 강조하는 고 감독은 올 시즌 김포를 K리그2 최소실점(26골)과 함께 3위에 안착시키며 일찌감치 PO 진출권을 확보했다. 김포를 승격권까지 올려놓은 고 감독은 올 시즌 K리그2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승격의 기로에서 만난 상대는 강원이었다. 올 시즌 K리그1 10위에 위치한 강원은 다이렉트 강등은 피했지만, 김포와 승강 PO 2연전에서 승리해야만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다. 1차전이 김포 원정이었지만, 최근 4경기 무패행진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했다.
승격과 잔류라는 목표로 절실하게 뛴 양 팀이지만, 경기는 무득점으로 끝났다. 하지만 양 팀 사령탑의 기분은 사뭇 달랐다. 경기가 끝난 뒤 강원 윤정환 감독은 “원정 1차전에서 승리하고 싶었는데, 비겨서 아쉽다. 오늘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을 수정해 2차전을 치러야 한다”고 반성했다.
반면 고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1부 팀을 상대로 우리가 어떤 경기를 펼칠지 궁금했다”고 말한 고 감독은 “막상 경기를 해보니 ‘해볼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도전자 입장이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고 감독은 결과만큼 선수들과 팀의 성장을 중요시했다. 고 감독은 “우리 선수들 중에는 이런 큰 경기에 뛰어본 선수들이 많지 않아 긴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선수들에게 큰 경험이 됐을 것이다. 이를 통해 구단도 더 성장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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