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혜가 5일(한국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패럴림픽 휠체어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조은혜(39·부르벨코리아)는 2017년 낙상사고로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갖게 됐다. 그전까지 영화 촬영 현장을 누비던 스타일리스트였다.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범죄도시’의 분장팀장이 바로 그였다. 더는 걸을 수 없게 돼 영화 촬영 현장을 누비진 못하지만, 이제 그의 손에는 붓이 아닌 칼이 들려있다.
재활병원에서 TV를 보다 우연히 접한 휠체어 펜싱은 조은혜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는 “우아하고 멋진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며 휠체어 펜싱과 첫 만남 순간을 떠올렸다. 무작정 장애인펜싱협회에 전화를 걸었고, 운동에 전념해 지난해 가을 열린 2022항저우아시안패러게임에서 동메달 2개를 목에 건 데 이어 2024파리패럴림픽에까지 출전했다.
첫 패럴림픽 도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조은혜는 5일(한국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스포츠 등급 B)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의 베아트리체 비오에게 2-15로 완패했다. 전날 여자 사브르 개인전 8강전에서 탈락한 바 있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집중과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뛰긴 뛰었는데, 아직 해야 할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조은혜가 5일(한국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패럴림픽 휠체어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은혜에게는 아직 도전할 종목이 남았다. 자신 있는 종목도 포함돼 있다. 6일 주 종목인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다. 그는 “남은 경기 더 침착하고 집중력 있게, 그리고 나를 더 넘어서서 이겨내고 한 포인트, 한 포인트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 에페 종목에선 꼭 결승전에 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