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백으로 뛴 베르바토프도, 골 감각을 뽐낸 세도르프도 엄지척! “모처럼 만난 그라운드와 동료들이 반가웠다”

입력 2024-10-20 21: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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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왼쪽)와 클라렌스 세도르프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옛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왼쪽)와 클라렌스 세도르프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옛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렇게 옛 동료들과 90분 동안 피치 위를 누빌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는 과거 세계축구를 주름잡던 레전드 35인이 펼친 치열한 승부로 눈길을 모았다. 공격수가 주를 이룬 FC스피어와 수비수 위주로 구성된 실드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은 월드클래스 공격수들이 수비를 하고, 세계 최정상급 수비수들이 공격을 하는 이색적인 장면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결과는 실드 유나이티드의 4-1 승리였다. 야야 투레(코트디부아르·전반 13분)~클라렌스 세도르프(네덜란드·전반 20분)~박주호(후반 10분)~하비에르 마스체라노(아르헨티나·후반 40분)가 잇따라 골을 터트린 실드 유나이티드는 박지성(후반 40분)이 페널티킥(PK)으로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FC스피어를 손쉽게 꺾었다.

승패보다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은퇴 후에도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라운드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는 점이 더 의미 깊었다. 경기 후 만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불가리아)와 세도르프 역시 “그라운드를 떠난 지 오래됐지만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직접 90분 간 경기를 뛴다는 점에서 축구적인 면에서도 너무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다.

두 선수 모두 현역시절 유수의 명문클럽을 거친 스타들이었다. 베르바토프는 레버쿠젠(독일),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풀럼(이상 잉글랜드), AS모나코(프랑스) 등을 거친 명 스트라이커 출신이다. 공식경기 기록만 506경기 213골에 이를 정도다. 세도르프 역시 아약스(네덜란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삼프도리아, 인터 밀란, AC밀란(이상 이탈리아) 유니폼을 입고 공식경기 654경기에 출전한 월드클래스 테크니션이었다.

현역 시절 무수히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그들에게도 그라운드는 그리운 존재였다. 이날 센터백으로 출전한 베르바토프는 “과거 팀 훈련 때 센터백을 본 적이 있지만, 이날 축구에서 수비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번 느꼈다. 실드 유나이티드가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며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35명이 하나가 돼 나름대로 좋은 축구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날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한 세도르프 역시 “승리는 언제나 기쁘다. 덕분에 상대보다 우리가 더 경기를 잘 즐긴 것 같다”며 “많은 분들께서 주신 사랑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었다. 경기장을 찾아와주신 분들과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모처럼 만난 동료들과도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베르바토프는 “상대했던 선수들 대다수가 아는 얼굴들이었다. 현역시절 누군가는 팀메이트였고, 누군가는 상대편 선수였지만 지금와서 보니 다들 반가웠다”며 “숙소에서부터 경기장까지 많은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에서 모든 대화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생기길 기대한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세도르프도 이날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모처럼 동료들과 만난 것도 기뻤고, 경기 전후로 국악을 접할 수 있던 점도 만족스러웠다. 한국에 있는 기간 동안 한식을 접해보기도 했다”며 “축구를 통해 다른 문화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 이런 특별한 이벤트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쁠 따름”이라고 말했다. 


상암|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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