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공격수의 잇달은 부상 이탈 여파로 봄배구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지만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최대한 많은 승리를 기대한다. 잘 자라난 영건들이 마지막 동력이다. 스포츠동아DB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에서 개막 5연승을 질주했을 때만 해도 큰 꿈을 품었다. 그러나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지금 한국전력은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한국전력은 정규리그 5라운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9승18패, 승점 25로 6위에 랭크됐다. 최근 5연패가 뼈아팠다. 플레이오프(PO) 진출 마지노선인 3위에 자리한 KB손해보험(17승10패·승점 47)을 추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잔여 9경기를 전부 이긴 뒤 상대가 적잖은 승점을 잃어야만 한다. 현 시점에선 오히려 꼴찌(7위) OK저축은행(6승21패·승점 23)와의 최하위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도 어려운 상황을 인정한다. 더 이상 그의 입에선 ‘봄배구’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권 감독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더 많이 이기고 더 많은 승점을 얻고자 한다”고 말할 뿐이다.
여러 모로 아쉬운 시즌이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씁쓸하다. 개막 5연승을 이끈 외국인 주포 엘리안이 무릎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고, 아시아쿼터 세터 야마토는 팀 플레이를 제대로 조율하지 못했다.
심지어 엘리안을 대신하려던 오포라 이츠추쿠는 입국 후 메디컬테스트에서 어깨 부상이 발견돼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출국길에 올랐다. 뒤늦게 두 번째 외국인 공격수로 마테우스를 데려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복근을 다쳤고, 간신히 부상에서 돌아온 복귀전에선 심각한 발목 부상을 당해 코트를 떠났다.
그런데 소득이 전혀 없진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인 주포 증발’이라는 치명적인 사태가 내일의 희망을 가져왔다. 부상자들의 빈틈을 채운 영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프로 3년차 장신(193㎝) 세터 김주영은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년차 김건희는 리베로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드러냈다. 또 마테우스의 역할을 대신하는 구교혁과 데뷔 시즌을 보내는 윤하준도 코트를 밟을 때마다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과감한 선수 기용이 성장을 가져온 셈이다.
그렇다보니 한국전력의 경기는 무기력하지 않다. 5라운드 3경기 중 2경기는 풀세트 접전이었고, ‘극강 선두’ 현대캐피탈에만 1-3으로 졌을 뿐이다. 다가올 우리카드(12일)~OK저축은행(16일)~삼성화재(20일) 모두 해볼 만한 상대들이다. 한국전력은 젊은 피를 앞세운 특유의 ‘벌떼 배구’로 승점과 승리를 얻겠다는 각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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