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이정효 감독이 1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홈 개막전 도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우려와 기대 속에 새 시즌을 시작한 광주FC의 스타일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무딘 창끝은 더 날카롭게 갈아야 한다.
이정효 감독이 지휘하는 광주는 1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전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광주는 추운 겨울이적시장을 보냈다. 주축들이 빠져 선수층이 얇아졌다. 공격을 책임진 허율과 이희균을 한꺼번에 울산 HD로 떠나보냈고, 국가대표팀에도 종종 소집된 중원의 핵 정호연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DC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4월에는 또 다른 주전 미드필더 박태준도 입대를 앞두고 있어 ‘새 판 짜기’는 불가피했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병행도 선수 운용 측면에서 또 하나의 어려움이다. 구단 역사상 아시아클럽대항전에 처음 출전했음에도 대회 16강행을 이끌며 이 감독은 또 한번 지도력을 인정받았으나, 11일 산둥 타이산(중국)과 동아시아권역 리그 스테이지 7차전 원정경기(1-3 패)를 치른 뒤 곧장 귀국해 K리그1 개막전을 준비했다. 설상가상으로 산둥전 도중 중앙수비수 변준수와 공격수 유제호마저 부상을 입어 출혈이 컸다.
주축의 이탈과 체력 소모에도 이 감독은 늘 그렇듯 ‘팀’으로 싸우기를 강조했다. 수원FC전을 앞두고 “우리만의 체계가 있고, 철학이 있다”며 “우리를 향한 걱정을 기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감독의 구상대로 이날도 광주는 ‘주도하는 축구’를 펼쳤다. 최대한 공을 소유한 가운데 차근차근 공격을 진행했다. 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이날 광주는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한 186㎝의 장신 스트라이커 박인혁과 돌파력이 강점인 헤이스(브라질)를 투톱으로 내세워 ‘빅&스몰’ 조합을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전반 5분 헤이스는 상대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골문을 가르지 못했고, 전반 37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은 박인혁은 매끄럽지 못한 터치로 기회를 놓쳤다. 후반 34분 투입된 신입생 윙어 황재환 역시 동료들과 위치가 겹치는 등 부조화를 드러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하지만 새로 꾸려진 공격진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2025시즌 초반 광주의 발걸음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