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 아웃사이드 히터 윤하준이 1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홈경기 도중 득점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대학 졸업하고 프로에서 몇 년 뛴 선수 같다니까요.”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은 올 시즌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외국인선수의 부상 등 악재가 잇따른 탓에 6위(10승19패·승점 28)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소득은 있다. 기량을 꽃피운 선수가 적지 않다. 그중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윤하준(19)에게 쏠리는 시선이 많다. 고졸 신인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권영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내부에서도 매 경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록이 출중하다. 윤하준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114점(공격 성공률 45.45%·효율 21.65%)을 뽑았다. 아직 교체 출전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경기마다 조커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 16일 OK저축은행전에선 3세트에 투입돼 개인 한 세트 최다 11점을 뽑았다. 권 감독은 “(윤)하준이는 공격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라며 “에너지가 있는 선수고, 하고자 하는 마음이 많은 선수여서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윤하준은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뛰었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보기 드문 신인이 등장했다. 그동안 V리그 남자부에선 대졸 신인의 비중이 높았다. 신체적 성장과 기량 측면에서 고졸 신인이 두각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대졸 신인으로 프로에 데뷔해 16시즌째인 한국전력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신영석도 “하준이가 참 신기하다”며 “내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하준이처럼 뛸 수 있었을까. 대학 졸업하고 프로에서 몇 년 뛴 선수 같다. 발전 가능성이 있고, 패기까지 있다. 연습하다 뒤에서 가끔 깜짝 놀라곤 했다”고 밝혔다.
윤하준이 한층 더 발전하기 위해선 한 가지 보완할 점이 있다. 수비다. 올 시즌 리시브 효율은 18.46%에 불과하다. 권 감독 역시 “하준이는 리시브만 좀 더 보완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하준 또한 자신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그는 “리시브 훈련에 중점을 두고 열심히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