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9-2020 도드람 V리그‘ 인천 대한항공과 수원 한국전력의 남자부 경기가 열렸다. 대한항공 정지석이 한국전력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대한항공이 8연승을 질주하며 나흘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고공비행을 이끈 해결사는 14득점을 올린 정지석(25). 비록 2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서브 에이스·백어택·블로킹 각각 3개 이상) 대업에는 실패했지만 빛나는 왕관을 쓸 자격이 충분했다.
대한항공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18 25-17) 완승을 거뒀다. 연승 숫자를 ‘8’로 늘린 대한항공(승점62)은 우리카드(승점 61)를 따돌리고 선두에 복귀했다.
반면 8연패 늪에 빠진 최하위 한국전력(승점22)은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6위 KB손해보험과 승점 차는 여전히 8이다.
1세트 주춤했던 정지석은 2세트부터 감각을 끌어올려 블로킹·서브에서 펄펄 날았다. 트리플크라운까지 백어택 2개가 부족했지만 활약은 만점이었다. 안드레스 비예나(14득점) 역시 힘을 보탰다. 한국전력은 가빈 슈미트(12득점) 홀로 분전했을 뿐이다.
이전까지 7연승을 달려 선두 경쟁 중인 팀과 7연패로 최하위에 처진 팀의 대결답게 분위기도 크게 달랐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분위기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있다면 과감히 교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과부하가 걸릴 만하다. 체력적으로 지쳐있지만 정신으로 버텨주고 있다”며 제자들을 칭찬했다. 연승 자체보다 최근 경기력에 만족하는 듯 했다.
차이는 코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대한항공의 1세트 흐름을 주도한 건 비예나였다. 비예나는 1세트 11-9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에이스에 두 차례 백어택 득점으로 리드를 지켜냈다. 한국전력은 1세트 리시브 효율 17.39%에 그쳐 연결에 어려움을 겪었다.
2세트 흐름도 비슷했다. 정지석은 팀이 16-12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에이스 2개를 올리는 등 공격을 주도해 8점차로 달아나는 데 앞장섰다. 1세트 2득점으로 주춤했던 정지석은 2세트에만 7득점(공격 효율 42.86%)으로 펄펄 날았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12-11 앞선 상황에서 정지석의 블로킹과 오픈 등을 묶어 6점을 뽑았는데, 한국전력은 그 사이 1득점에 그쳤다. 사실상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