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준PO는 이제 시작” 넥센 선수들이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PO 3차전을 5-2로 이긴 뒤 마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넥센은 준PO 1·2차전에서 내리 패하며 벼랑 끝에 섰지만 홈으로 돌아와 반격에 성공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넥센 타선 윤석민·이택근 터져야
두산은 이현호·스와잭 호투 관건
넥센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을 잡고 벼랑 끝에서 한 발짝 벗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절벽 끝이다. 다행히 14일 4차전 장소도 목동구장이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생존은 곧 목동구장의 프로야구장으로서의 생명 연장이다.
넥센은 오랜 시간 타자친화적인 목동구장에 최적화된 선수단 구성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 완성체가 지난해였고, 올해도 이를 계승했다. 3차전 넥센의 승리에는 목동구장의 영향이 컸다. 4차전에서 넥센이 승리한다면, 여전히 선발 전력에선 크게 뒤지지만 5차전 승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첫 사랑과도 같은 넥센과 목동구장은 여전히 헤어짐이 아쉽고, 마지막까지 그 손을 놓기 싫은 듯하다.
3차전 4회말 2사서 두산 선발 유희관은 0-1로 뒤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씩씩하게 투구했다. 주자는 없는 가운데 넥센 김하성을 맞아 볼카운트 1B-1S서 유희관은 바깥쪽으로 낮게 제구된 시속 117km짜리 체인지업을 던졌다. 외야 플라이를 유도할 수 있는 절묘한 공이었다. 그러나 김하성은 망설임 없이 스윙했고, 타구는 목동구장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겼다. 유희관은 조금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스윙 스피드가 워낙 빠르고 타이밍도 좋았지만, 잠실구장이었다면 중견수 플라이에 그칠 만한 타구였다. 목동구장을 넥센 타자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반면 넥센 선발 앤디 밴 헤켄은 굳건했다. 에이스다운 피칭을 하며 8회까지 버텼다. 그러나 넥센 덕아웃이 투수 교체 타이밍을 망설이다 필승카드 조상우를 쓴 것은 이날 승리의 옥에 티다.
넥센 4차전 선발 양훈의 시즌 피안타율 0.241이다. 단 1경기 등판이지만, 두산 상대 피안타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0.133이다. 준PO 1차전에 선발등판해 비록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5.1이닝 1실점으로 기대이상의 역투를 펼치기도 했다. 다만 3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점이 변수다.
두산은 4차전에서 이현호와 앤서니 스와잭의 ‘1+1 선발’ 카드를 꺼내들 전망이다. 이현호는 목동구장에서 3경기 6.1이닝을 던졌는데, 홈런 없이 방어율 2.84를 기록했다. 스와잭은 올해 넥센을 상대로 1경기 4이닝이 전부다. 목동구장 등판 경험도 없다. 준PO 1차전에서 3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타선을 살펴보면 넥센은 윤석민, 이택근의 침묵이 불안요소다. 박병호의 잠재력이 아무리 무시무시해도 9명의 타자 중 한 명이다. 긍정적인 면은 유한준이 19개의 홈런을 날린 목동구장에서 자신 있는 스윙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두산은 3차전에서 밴 헤켄에게 완벽히 봉쇄당했지만,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타자가 즐비한 만큼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공격력을 되살린다면 4차전에서 충분히 준PO를 마감할 수 있다.
목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