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NC에 5-1로 승리하며 시리즈 2연승을 거둔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민병헌-에반스(오른쪽).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두산의 타순 변화가 통했다!
NC는 1차전과 같은 타순을 고수했다. 이는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이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밀어붙여 시너지를 노린다. 반면 두산은 1차전에서 변화를 줬다. 민병헌과 닉 에반스를 3번과 5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NC는 결국 중심타선 싸움에서 졌다. 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이호준이 두산 중심타선에 크게 밀리면서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1차전에서 4명이 1안타에 그쳤는데 2차전에서도 이호준, 테임즈, 나성범이 각각 안타 1개씩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반면 두산은 홈런을 친 4번타자 김재환 외에도 에반스와 양의지가 경기 초반부터 좋은 결과를 내줬다. 타순 변동이 제대로 먹혔다.
두산이 4회 대량득점을 했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질 수는 있었다. 에반스의 안타 때 전형도 3루코치가 민병헌을 3루에서 멈추게 했는데, 노아웃이었고 대량득점을 노린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오재일과 양의지, 허경민 등 뒤에 기다리던 타자들이 워낙 좋았다. 올해 포스트시즌 3번째 등판인 해커는 힘이 넘칠 수가 없었다. 공이 도착하는 지점이 상당히 위험했다. 결과적으로 4회 위기를 1실점으로 넘기면서 힘을 내게 됐다.
두산 장원준.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1이닝 더 가는 선발, 견고한 수비 ‘완벽했던 두산’
장원준은 한 달 넘게 휴식을 취해서 실전감각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좌타자를 향한 몸쪽 코너워크, 그리고 우타자에게 몸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슬라이더가 예리했다. 시즌 때의 리듬을 그대로 가져와 호투했다.
김경문 감독이 8회 공 1개를 본 뒤 김성욱을 교체한 건 전날 실수한 김성욱의 플레이를 면밀히 본 결과로 보인다. 심리적인 요인을 감안해 경험 많은 지석훈을 낸 건 좋은 판단이었던 것 같은데 결과가 안 좋았다.
8회초 동점을 허용했지만 두산은 선발진이 1이닝을 더 끌고 가는 모습, 그리고 견고한 수비로 병살플레이를 이끌어내는 등 요소요소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2연승을 거뒀다.
NC 투수들은 5실점하긴 했지만 잘 던졌다. 결승점이던 8회말 폭투 상황 이후로 나온 김재환의 홈런과 구원투수진의 연속 안타 허용은 분위기가 기울었을 때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구창모와 배재환이 등판하면서 3차전 선발은 최금강이 나선다. 2패로 몰린 상황에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NC는 우려했던 대로 3선발부터 문제다. 반면 두산은 여전히 여유가 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