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스 박성현. 사진제공|KLPGA
이보미 “앞으로 무섭게 성장할 선수”
‘무명’에서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톱스타로 우뚝 선 박성현(22·넵스·사진). 폭발적인 장타와 거침없는 플레이로 폭풍 성장하고 있는 그가 여자골프 4개 투어대항전 ‘더 퀸즈’를 통해 차세대 한국여자골프의 에이스가 될 재목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6일 더 퀸즈의 최종일 싱글 매치플레이가 펼쳐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미요시 컨트리클럽. KLPGA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성현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주장 우에다 모모코를 상대했다. 이틀째 경기까지 JLPGA팀에 8점 뒤져 있던 KLPGA는 이날 9경기를 모두 이겨야 역전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던 상황. 마지막 주자 박성현에겐 그만큼 무거운 중책이 맡겨졌다.
박성현은 국제무대 경험이 전무하다. 2년 전만해도 KLPGA 2부투어에서 뛰었고, 작년에 처음 정규투어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올해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3승과 상금랭킹 2위. 전인지가 아니었더라면 올해 KLPGA투어는 박성현의 시대가 될 수 있었을 만큼 대단한 성적이다.
더 퀸즈에서 박성현의 성장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3일 동안 3차례 경기에 나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1승2무를 기록하면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성현은 이날 모모코를 완파했다. 모모코는 JLPGA 통산 10승, 2007년 상금왕 출신의 베테랑이다. LPGA투어에서도 뛴 경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등에 업고 있었다. 이와 달리 박성현에겐 응원단도 많지 않았다. 코스도 처음 경험했다. 그럼에도 박성현은 모모코를 일방적으로 몰아치면서 대승을 낚았다. 박성현에게 JLPGA팀의 주장을 상대하는 중책이 맡겨진 건 그를 믿은 KLPGA팀 주장 이보미의 강력한 신임이 깔려 있었다.
이보미는 대회 첫날 포볼 매치플레이에서 박성현과 짝을 이뤄 유럽여자프로골프(LET)의 베테랑 듀오 카트리나 매튜-카린 이셰와 대결했다. 결과는 무승부. 그러나 이보미는 박성현의 경기를 보면서 팀의 에이스가 될 재목임을 확신했다. 이보미는 “첫날 함께 경기를 했는데 처음에는 (박)성현이가 긴장하는 듯 했지만 조금씩 부담을 털어내면서 자신만의 경기를 펼쳐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샷을 해낼 수 있는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마지막 날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길 수 있었고 성현이는 완벽하게 해냈다”면서 “앞으로 무섭게 성장할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성현의 경기를 옆에서 지켜봤던 이보미의 캐디 시미즈 시게노리 역시 “박성현은 수준이 높은 경기를 한다.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선수다”며 엄지를 세웠다. 박성현의 성장은 진행형이다. ‘경험’이라는 또 다른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그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