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올킬’ 구자욱, “김하성한테 미안하다”

입력 2015-12-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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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 스포츠동아DB

삼성 구자욱. 스포츠동아DB

우울한 삼성 야구단에 구자욱(22)의 존재는 한줄기 위안이다.

삼성 야구단은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타워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공로패를 받았다. 10구단 kt 창단에 공헌한 염태영 수원시장, 최장기간 아마추어 감독직을 수행한 이성열 유신고 감독과 함께 사상 최초의 KBO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한 업적을 인정받아 공로패를 받았다.

그러나 수상 소감으로 삼성 안현호 단장은 ‘반성’을 먼저 말했다. 주축투수 3인의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삼성 야구단 김인 사장이 그룹 인사를 통해 물러났다.

그렇기에 연말 시상식에서 구자욱의 신인왕 ‘올킬’은 한국시리즈 우승마저 놓치고 도박 혐의 선수들의 사법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삼성에 거의 유일한 위안이다. 구자욱은 기자단 투표로 뽑은 ‘2015 KBO 신인왕’에서 압승한 데 이어 프로야구 선배들이 인정한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화려한 경력의 야수들이 즐비한 삼성에서 신인으로서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143안타) 11홈런 17도루 57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구자욱의 존재 덕분에 채태인, 이승엽, 박한이의 내·외야 부상 공백을 메울 수 있었다.

시즌 막판까지 넥센 유격수 김하성(20)이 구자욱의 강력한 신인왕 라이벌로 떠올랐다. 김하성은 140경기에서 타율 0.290(148안타) 19홈런 22도루 73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안타·타점·도루에서 구자욱을 앞섰지만 팀 성적과 타율에서 밀렸다. 특히 삼성의 정규시즌 1위라는 임팩트가 구자욱의 신인왕을 도운 반면 김하성은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홈런 1개가 모자란 것이 아쉬웠다.

결국 구자욱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의회(이하 한은회)’가 최초로 선정한 ‘올해의 신인’으로 뽑혔다. 구자욱은 ‘스스로 외모에 별 다섯 개 중 몇 개를 주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다섯 개’라고 잠시의 망설임 없이 말했다. 외모에 신경 쓰기보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이 묻어났다. 실제 “부족한 부분이 많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내년 목표를 말한 구자욱은 “(김)하성이한테는 미안하다”고 신세대다운 솔직함을 표현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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