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이번엔 이택근… ‘선수장사’ 시작됐다

입력 2009-1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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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가 이택근을 LG로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해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히어로즈는 지난해 장원삼을 현금으로 삼성으로 보냈다가 다른 구단의 반발로 취소한 바 있다. 사진은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 스포츠동아DB

히어로즈가 이택근을 LG로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해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히어로즈는 지난해 장원삼을 현금으로 삼성으로 보냈다가 다른 구단의 반발로 취소한 바 있다. 사진은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 스포츠동아DB

히어로즈 ‘대형 트레이드’ 파문
자금 확보 위해 현금 트레이드 불가피
삼성·두산 등 ‘좌완투수’ 입질 가능성
연쇄 트레이드땐 야구판 뒤흔들수도



히어로즈와 삼성의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 파문’이 1년여 만에 다시 히어로즈와 LG의 ‘이택근 폭풍’으로 재현되고 있다. FA 시장에서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한 LG는 그동안 히어로즈와 적극적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그리고 최종 ‘이택근 카드’가 합의됐다.

장원삼이 지난해 히어로즈의 에이스였다면 이택근은 히어로즈의 간판이자 중심타자였다. 그만큼 그 후폭풍이 프로야구 전체에 드세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1년 전 장원삼 트레이드 파문

지난해 11월 14일 삼성과 히어로즈는 깜작 놀랄만한 초대형 현금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양 구단은 삼성이 장원삼을 받는 조건으로 히어로즈에 현금 30억원과 좌완투수 박성훈을 내주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1998년 쌍방울이 현금 20억원과 양용모 이계성을 받고 삼성으로 김기태와 김현욱을 보낸 뒤 최대의 현금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장원삼 트레이드는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타 구단의 반발로 승인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삼성과 히어로즈는 이 사건으로 상도의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1년 전과 달리 히어로즈는 올해 연말까지 가입금을 완납하면 구단의 고유 권리인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하고는 일사천리로 대형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트레이드 폭풍은 어디까지?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는 “중복자원이 많은 만큼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의 가장 약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모그룹의 지원 없이 독자생존이 가능한 구단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지만 당장 정상적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절실한 상태다. 이 대표는 “합리적인 선에서 트레이드를 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타 구단에 비해 두꺼운 좌완투수진도 트레이드 카드로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더군다나 첫 트레이드 총대를 LG가 짊어진 만큼 삼성과 두산 등 좌완투수가 부족한 팀에서는 충분히 적극적으로 현금 트레이드를 타진할 수 있다. 이범호 영입에 실패한 롯데도 내야보강을 위해 달려들 수 있다. 한화와 SK 얘기도 들린다.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히어로즈발 트레이드 폭풍은 프로야구 전반의 질적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600만 관중에 접근하며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특히 전력이 평준화된 각 구단은 시즌 종료까지 치열한 순위다툼을 계속하며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히어로즈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김시진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단이 똘똘 뭉쳐 마지막까지 4강 다툼을 벌여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당장 히어로즈가 핵심선수를 트레이드해 전력이 약화되면 내년 시즌엔 긴장감이 떨어지고 관중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소문대로 히어로즈발 연쇄 트레이드가 이뤄지면 자칫 8개 구단 체제를 뒤흔들 대형악재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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